2003년 여름철, 열대야로 ‘고생’하는 주민들을 위해 시작한 반딧불음악회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했다. 처음 간단한 음악회로 시작했던 반딧불은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대규모 야외음악회로 명성을 쌓고 있다. 그런 반딧불이 천안문화재단이 창립되면서 더욱 새로워졌다. 지난 22일 저녁 7시30분 풍세면 광풍중학교 옆에서 첫출발을 알린 반딧불은 신선함과 재치 넘치는 공연으로 탈바꿈하며 성공을 알렸다.
돋보이는 영상 ‘합격점’
2012 반딧불가족음악회 일정-8회(예산 1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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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2일/ 풍세면 광풍중학교 옆
7월6일/ 성정1동주민센터 주차장
7월12일/ 원성천
7월19일/ 청룡동 호수공원
8월10일/ 백석초등학교
8월14일/ 동남구청사
8월31일/ 예술의 전당
9월14일/ 입장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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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세면은 올해 반딧불가족음악회의 첫 출발점인 동시에 9년간의 음악회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런 때문일까. 주민들은 이른 시간부터 삼삼오오 무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시골인심은 부침개와 막걸리로 표현됐다. “천개는 부쳤나 보다”는 어느 아낙네의 두런거림이 크게 들렸다.
행사에 앞서 한쪽에서는 간단한 기우제를 지냈고, 길놀이로 풍세풍물굿패가 한바탕 무대 주변을 휘저으며 신명난 가락을 펼쳤다. 7시40분이 지나면서 첫 무대는 민요가 장식했다. 민요가 이안복씨 등 4명의 구성지고 흥겨운 소리에 빠져 어둠이 깔리는 줄도 몰랐다. 막걸리로 배를 채운 주민들은 초장부터 무대 앞에서 춤을 췄다.
다음으로 무대에 올라선 팀은 문화장터의 전속팀 ‘훈’. 다음날 천안시청 봉서홀에서 ‘훈콘서트’가 계획돼 있는 이들은 서양악기에 국악을 절묘히 섞어 흥을 자아냈다.
반딧불에 가장 큰 변화는 ‘영상’이 첨가된 것이다.
“세상의 모든 풍년은 풍세에서 시작된다”는 자막과 함께 영상은 서너편의 다채로운 내용으로 프로그램 중간중간 믹서됐다. 풍세면 전반을 소개하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가재영 면장의 ‘풍세뉴스’는 몇 명의 주민기자가 나서 어설프지만
확실한 고장소개를 이뤄냈다. 방송 ‘세상에 이런 일이’에 출연한 부부도 등장했고, 흥타령쌀·천안오이를 홍보하는 특산물CF도 재밌게 꾸몄다. 마지막에는 풍세 능소주막이 지난해 흥타령춤축제 거리퍼레이드에 대상받은 것을 엮어 ‘풍세니까 할 수 있습니다. 위대한 기적은 마음이 하나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다.
성무용 시장은 반딧불 사상 처음 도입한 영상에 “참 잘 만들었다”며 만족감을 보였고, 함께 자리한 김동욱 천안시의장과 시의원들도 시종 즐겁게 관람했다.
반딧불은 이옥희, 윤종금, 박세민 3명의 주민이 무대에 선 ‘풍세노래자랑’도 선보였다. 이들 모두가 대단한 노래실력을 가진 풍세면민. 방청석이 들썩거리고 무대 앞은 춤추는 사람들로 가득찼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박세민씨의 폭발적인 열창은 듣는 이로 하여금 청량감을 느끼게 했다.
시립예술단 소속의 단원들이 나선 소프라노와 팝페라의 무대와, 풍세면이 나은 가수 기원의 신곡 ‘좋아’도 선보였다. 민요가 시작을 알린 것처럼 마지막은 풍물굿패의 신명난 우리가락이 매듭을 지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