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단오날, 천안삼거리공원에서 벌어진 천안단오난장의 중심에는 황영길씨가 있었다.
“예전에는 터가 넓은 충남방적 자리에 난장이 섰는데 민요경창, 그네, 씨름 등 갖가지 민속놀이를 벌였죠. 아마 충남에서 가장 큰 난장이었을 겁니다.”
영길씨는 예전 일을 회상했다. 지금이야 천안풍물굿패에서 잔뼈가 굵은 그지만, 어렸을 땐 동네형들 따라다니며 어깨 너머로 풍물굿을 배웠다. 그러다가 풍물인으로 유명한 이돌천 선생의 제자가 됐으며, 한 길을 꾸준히 걸은 결과 평택농악 이수자가 됐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전통타악원’을 운영하며 자유롭게 살던 그가 얼굴을 내민 건 지난해 ‘천안단오난장’. 모처럼 열정을 보이며 의지를 불태웠다. “단오난장은 천안시민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천안의 문화입니다. 관이나 기업에 의지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연합체를 구성해 축제를 벌이고 있는 것이죠.”
단오난장은 아직 대표도 없고 운영위원조차 구성돼 있지 않다. 모두가 함께 하는 축제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한 의지가 엿보인다.
지난해 꽤 많은 단체나 개인이 참여해 희망을 쐈고, 이같은 기대로 올해는 좀 더 규모를 확대했다. 특히 그네와 씨름 중심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풍물경연’을 집어넣었다. 23개 풍물단체를 접촉해 12개팀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그네뛰기는 지난해 50명에서 올해 60명으로 늘려받았고, 32명이 참가했던 어린이씨름도 더 늘었다. 벌써 내년에 ‘민요’부문을 붙이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아직은 초기단계라 많은 부분이 부족합니다. 자발적 축제가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매년 조금씩 늘리고 보완해 다듬다 보면 좋은 전통민속축제로 자리매김할 거라 희망하고 있습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속문화라는 점에서 현재 CMS를 통한 시민위원도 모집하고 있다. 5000원, 1만원, 2만원으로 후원약정액을 두고 있는 현재 90명이 참여한 상황이다.
“시민위원이 늘면 향후 관 등에 크게 기대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수만 있다면 진정한 참여형 문화축제로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축제의 부족함을 뒤로 하고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 참여가 있길 바랍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