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장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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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때문에 걱정입니다. 우리 환경사업소에서는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농부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될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난 13일(수) 천안시 환경사업소 앞 천안천변에서 만난 김재구 환경사업소장. 그는 자전거를 타고 하천변을 둘러보다 기자와 만났다. 장마철을 앞둔 올해의 가뭄은 상태가 심각. 이를 아는 김 소장은 연신 먹구름이 낀 하늘을 보며 시원한 빗줄기가 내리길 고대했다.
천안시 환경사업소는 갈수기에 건천화로 물이 부족한 지역특징을 고려해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농업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5월 한달 강수량이 고작 16.8㎜에 그친 천안지역의 강수량은 지난 30년동안 5월 평균 85.7㎜의 20%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하천은 바닥을 보이고 있고 저수지의 저수율도 낮아 가뭄이 계속될 경우 농가피해가 커질 전망이다.
다행히 1일 18만톤의 생활하수를 처리하고 있는 천안하수처리장이 하수처리 재이용시설을 거쳐 농업용수로 공급해 도움을 주고 있다. 하수처리수를 좀 더 유용하게 쓰기 위해 여과시설을 갖춰 수질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환경사업소 최승규씨는 “인근 우격보, 용곡보, 장재보 등에 하루 2만여톤의 하수처리수를 공급하고 있으며, 천안·성환하수처리장에서도 주변 신가리 인근 농경지에 일일 4000여톤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가리 인근 340여 가구 1740㎢의 농경지는 이 하수처리수를 통해 가뭄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게 됐다.
이같은 하수처리수의 농업용수 이용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충남 태안군도 마찬가지. 하수종말처리장 3곳의 방류수를 농업용수로 활용해 하루 8500여톤의 농업용수를 확보하고 있다.
김재구 소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하수처리수의 재이용은 적극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곳 하수처리장 방류수는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원성천, 성정천, 천안천 등 친수공간이 절대부족한 도심하천에 1만8000여톤의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해 하천의 건천화 현상을 막고 도심하천의 친수기능을 확보해 시민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다만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표한 ‘물순환 건전화 대책보고서’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환경개선용수에 대한 인식재고가 필요하며,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하천유지용수로 사용하기 위해선 질소와 인 처리를 위한 고도처리시설을 확대하고 이들 방류수에 대한 별도의 수질기준 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