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벌레는 어디를 바삐 가고 있을까.’
박정옥 작가가 22일(화)부터 29일(화)까지 신부문화회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그런데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 그의 작품에 무당벌레가 등장했다. 때론 한 마리가, 어느 작품엔 수십마리가 꼬물거린다. “자연의 청정함이랄까, 또는 인간의 순수성이랄까” 무당벌레는 그것들의 매개체다.
“자연을 소재로 하고 싶었어요. 특히 자연이 주는 청정함과 순수성을 표현하고 싶었죠.” 작가의 말을 듣노라면 ‘순수자연주의자’로 생각되지만, 그 속내는 점차 변질돼가는 사회를 부정하는 인간회복을 담아내고 있다. 겉으론 평화를 그려내고 있지만, 그 평화를 얻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투쟁과 고뇌로 점철돼야 하는가. 자연으로 회귀하는 무당벌레의 평온한 승리를 바라보노라면 어느덧 마음의 악한 기운이 사라짐을 느낀다. 실제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는 익충이기도 하잖나.
한올한올 풀어진 한지가 작품 전체에 디테일한 느낌을 주는 것은 또다른 매력. 번짐과 멈춤을 절묘히 표현해내는 한지에 반해 이번 개인전에 출품된 35점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박정옥 작가는 현재 충남미술대전 초대작가를 비롯해 중견작가운영위원, 한국구상작가회 회원, 선문대학교 사회교육원과 시민문화여성회관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같은 활동 속에는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수상경력이 한 몫 하고 있지만, 특히 1993년의 그 해를 잊지 못한다.
당시 대한민국 미술대전은 아직 한국미협으로 넘어오기 전. 국가가 직접 주최·주관한 국전은 입상도 대단한 명예로 생각할 때였다. 그런 이유로 천안에 입상자가 한두명 외 없을 정도인 상황에서 그의 작품이 입상하게 된 것을 두고 지역사회의 축하세례로 한껏 고무된 적도 있었다. 마침 천안 시민회관에서 특선작 이상 전시회를 갖게 됐을때 비록 입상작이지만 지역작가로 전시에 참가하는 영광을 누렸다. 그의 작업실에는 당시 천안시장과 국회의원 등과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 자랑처럼 간직하고 있다.
그같은 실력이 20년이 지난 지금, 그의 개인전은 훨씬 풍미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며, 뛰어난 색체감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도 ‘화려한 외출’로 잡고, 자연의 청정함을 주무르고 있다. 무당벌레의 등에 박힌 점들이 때로는 작가의 상상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박정옥 작가는 점 없는 무당벌레를 내놓음으로써 마음의 휴식을 던져주는 센스도 발휘한다.
화려한 외출이란 전시명을 가진 것처럼 그의 전시회는 분명 세간의 관심속에 있을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