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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지킴이’ 소시민의 지역사랑

류연왕(65·YMCA 이사)

등록일 2012년04월3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23일(월) 류연왕(천안YMCA 이사)씨가 시간 좀 내달라는 전화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인 24일(화) 오전 11시 천안삼거리공원 정문에서 만났다. 그가 예전부터 삼거리공원과 인접한 시내의 오염원 찾기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제 차로 저쪽 상류로 가보시죠.” 그가 안내하는 곳은 현재 천안의료원이 신축되고 있는 도로 맞은편 골짜기였다. “저기, 오리와 닭도 보이고 돼지와 개도 키우고 있잖아요. 저네들의 분뇨가 비가 오면 옆 시내로 흘러 삼거리공원을 비롯해 남파오거리로 이어지는 내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찬찬히 살펴본 결과 시내쪽이 가축들이 있는 곳보다 고지대로 자연스럽게 흘러들어갈 순 없는 일로 파악됐다. 설혹 고의성이 있다 해도 ‘시커먼 오염물’이 수㎞나 떨어진 남파오거리까지 흘러간다는 것은 무리한 설정.

류연왕씨는 또다시 삼거리공원 내 만남의 광장으로 차를 돌렸다. 그곳 실개천은 지저분했지만, 그건 바닥이 그렇지 물까지 흐린 것은 아니었다. 삼거리공원 연못의 탁한 물을 보면서 다른 가설을 세웠다. 바닥 자체가 오래 전부터 오염이 돼있는 시궁창이라는 것, 그리고 유량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메말라있는 경우가 많아 자라던 물풀들이 죽고 악취를 피워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물이 흐르고 있는 곳으로 내려가 손을 물에 담그고 휘휘 저으니 시커먼 물로 변해 흘러내려갔다. 오염물이 상류로부터 발생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위부터 아래까지 곳곳에서 자체오염돼 비가 오거나 하면 시궁창이 뒤집어지며 시꺼먼 오염물로 흘러가는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다.

시는 이곳을 흐르는 시내를 차후 연차적인 계획에 의거, 하천정비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원성천을 시작으로 한 하천정비사업은 천안천으로 이어져 거의 마무리단계로 와있다. 이후 이곳 삼룡천과 장재천 등 도심 곳곳의 하천을 말끔히 정비한다는 것이 천안시의 계획이다.

류연왕씨는 2시간에 걸친 현장조사를 거친 후에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그래도 의심을 풀 수 없다”며 누군가 고의적으로 오염원을 몰래 방출하고 있지 않나 했다. 그럴 가능성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천안시도 방관하고 있진 않으니 좀 더 지켜볼 일이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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