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30일과 31일 사이에 박상돈(자유선진당·천안을) 후보의 현수막과 벽보가 훼손되는 일이 발생했다. 박 후보측에 따르면 30(금)일에는 직산읍 한양정형외과 앞 도로에 설치된 현수막이 훼손됐고, 31(토)일에는 천안시민문화여성회관 성환분관(구 성환문예회관) 앞 도로의 현수막이 망가졌다. 31일에는 쌍용동 광제산부인과 앞 벽보중 유독 박상돈 후보것만 찢겨져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발견된 것만 그렇다는 것이고 보면 이외에 얼마나 많은 현수막과 벽보가 찢겼는지 모를 일이다. 박상돈 후보측은 “누군가 고의적으로 훼손하고 있다”며 엄중한 주의와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 후보측은 특정후보의 사주가 아닐까 우려하기도 했다.
현재 선거시설 등을 훼손한 자는 공직선거법 제240조의 규정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해놓고 있다. 특히 선거의 자유방해죄의 일종이라서 ‘중대한 선거범죄’로 보고 있다.
이같은 일이 발생하자 박완주(민주통합당) 후보는 4월2일 불법선거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그는 “한 후보의 현수막과 벽보가 찢기고, 얼마 전엔 직산의 모 식당에서 밥과 술을 제공받던 주민들이 선관위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지난 3월28일에는 돼지를 잡아 잔치하는 어떤 동네에 모 후보 아내가 얼굴을 보여 예민한 시기에 자칫 오해의 소지를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희망을 만드는 선거에 흑색선전과 금권선거로 오염시켜 천안시민을 욕되게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정후보의 현수막과 벽보가 훼손되는 일이 벌어지자 천안시 서북구 선거관리위원회가 위반자 적발시 강력처벌할 계획임을 밝히며 결정적인 제보자를 찾고 있다. 선관위는 박상돈 후보측이 문제제기한 성환·직산의 현수막과 성정2동 서초등학교에 걸린 벽보가 훼손됐음을 확인했다.
서북구선관위 목허균 지도홍보계장은 “현수막과 벽보훼손은 처음 겪는 일로, 현재 경찰과 조사중에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훼손한 자를 잡기 위해 지문감식도 채취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북구선관위는 ‘특정후보자의 선전시설만을 훼손하는 행위는 후보자간 대립과 알력을 조장해 선거후유증을 유발하고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로, 사라져야 할 구태의연한 선거문화’라며 유권자들이 더욱 유념해줄 것을 당부했다.
김호연 후보측도 훼손벽보사진을 제공했다.
한편 현수막과 벽보훼손을 의심받는 김호연(새누리당) 후보측은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분란이 되는 것에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측은 “우리 것도 찢긴 것(시내권과 북부지역 2곳의 벽보)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즘 어느 후보가 현수막과 벽보를 찢고 다니겠냐. 하지만 개인이 아닌 조직적이고 고의적인 훼손이라면 심각한 문제로,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문제삼았다. 이들은 ‘하루빨리 관계기관의 진상조사를 통해 관련자를 색출하고 처벌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렇다고 이런 문제로 타 후보들이 의심받는 것은 공정선거의 또다른 왜곡이 될 수도 있다”며 “만약 정치적으로 악용하거나 특정후보의 당선과 낙선을 위한 행동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천안시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인의 무의미한 훼손이나 악감정을 품은 개인소행인지, 아니면 후보측의 고의적인 훼손인지는 선관위와 경찰조사를 기다려볼 일이다.
<김학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