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75·천안 쌍용동)씨의 집에는 청와대를 비롯해 각 중앙부처에서 회신해온 서류뭉치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젊은 시절부터 ‘민족통일’, ‘평화통일’을 부르짖어왔던 그. 희수(喜壽)를 내다보는 나이에도 시간만 나면 서울을 제집처럼 드나든다.
올해는 자전거 네 귀퉁이에 깃발을 꽂아 ‘민족통일’, ‘가정화목’, ‘평화통일’이란 문구를 담아 거리활보에 나섰다. “청와대, 국방부, 임진강, 국정원 등 안간데가 없습니다. 보통 전철을 이용하는데, 어느 곳은 너무 멀어요.” 그는 독일도 통일됐고 베트남도 됐는데 우리만 안됐다고 통탄한다.
“상대방 탓만 하면 안됩니다. 포용해야죠. 이 정권이 하겠습니까? 우리가 해요죠.” 건강을 챙기면서 다니시라는 말을 드리자 “이렇게 돌아다니니 누구보다 건강합니다. 끄덕없어요” 한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