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결국 터졌다.
자유선진당 천안 을지역구 ‘박상돈·박중현’ 예비후보의 내부갈등이 밖으로 드러났다.
갈등은 이런 것이다. 지난 2010년 현직에 있던 박상돈(천안을) 의원이 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을선거구 의원직을 내놨다. 그 자리는 박중현씨가 꿰어차고 둘은 합심해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도지사에 낙마한 박상돈 의원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면서 둘은 협력자에서 경쟁자로 돌아서게 됐다. 박중현쪽에서는 이를 ‘배신’으로 보고 있고, 박상돈 의원은 ‘제자리 찾기’로 생각하며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7월 박상돈씨가 총선출마를 선포하자 박중현씨는 ‘그건 권력욕일 뿐’이라는 논평을 내며 박상돈씨를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유권자들이 일하라고 뽑아준 소중한 자리를 나가 유권자들은 얼마나 큰 배신감을 느꼈겠는가”며 “아무리 이해해도 나간 자리를 다시 차지하겠다고 덤벼드는 모습을 보인다면 유권자들의 애정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고 12월 박상돈씨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중현씨와의 갈등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내부적으로 대화를 끝냈다는 것. 그래서 다시 이같은 논란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자유선진당은 최근 19대 총선 천안을 국회의원 후보자와 관련해 ‘박중현과 박상돈의 경선’으로 치를 것을 결정했다.
박중현 "구태정치는 제발 이제 그만"
출마 기자회견장에서 ‘더이상 갈등은 없다’고 밝힌 박상돈 예비후보의 말은 결국 그의 희망이었을 뿐이었다.
지난 2일 박상돈과의 경선을 앞둔 박중현 예비후보는 ‘구태정치는 이제 제발 그만하자’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구태정치로 지목한 사람은 당연히 박상돈씨였다.
그는 “서북구민의 소중한 선택을 박차고 나가 결국 낙선했다. 자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함에도 본인이 사퇴한 국희의원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덤벼드는 모양새에 시민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낙선 후 재선거 당시 출마후보자가 없는 상황에서 자신에게 ‘지역구를 책임져 달라’고 수차 설득했던 박상돈씨가 이렇듯 뒤통수치는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중현 예비후보는 “여하튼 결정된 경선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아름다운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출마선언 당시 자신이 그만 뒀던 지역에 다시 출마하게 된 이유와 비판에 대해 박상돈 예비후보는 “도지사출마 당시 내 뜻이 아니라 자유선진당과 충남도민들의 권유를 받아들였던 것”이라며 ‘개인권력욕’이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경선결과에 따라 이들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