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周易)이 뭔가.
사전에는 ‘중국의 유교경전’으로 나온다. 역경이라고도 한다. 주(周) 문왕이 지었다고 전해지며, 대략 2만4000자로 이뤄졌다. 괘(掛), 효(爻) 두가지 부호를 중첩해 이루어진 64괘, 384효, 괘사, 효사로 구성돼 있다. 괘상에 따라 길흉화복을 점쳤다. 8괘로 점을 치는 책이라 ‘주역’이라 했다. 철학적 관점뿐 아니라 세계관, 윤리학설, 변증법 등을 담고 있어 중국 철학사항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천안에서는 이같은 주역을 목천에 위치한 충남평생교육원에서 3년째 강의해오고 있는 시인이 있다. 지역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안수환 시인이 그 주인공.
고희에 접어들었으면서도 주역을 강의할 땐 평소보다 두배, 세배 신바람 낸다.
“시보다도 더 재미있는 예술이고 과학인가 봅니다.”
그가 한마디로 정의하는 주역은 ‘인간의 삶을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지혜서’란다.
그에 따르면 주역을 공부하면 나를 알고 이웃을 알고 자연을 알게 되며, 특히 역사를 바라보고 삶을 멀리 내다보는 눈을 뜨게 된다.
“제가 명리학도 가르치고 있는데요. 점치는 기술이죠. 주역도 결국 점치는 학문입니다. 하지만 점은 삶에 대한 엄숙함을 선언하는 겸손입니다.”
그가 주역에 관심을 가진 것은 대학에 다니면서 관련 책을 읽게 된 것이 동기가 됐다. 당시 연세대 대학원장이던 한태동 박사에게 배웠고, 당대 최고철학자였던 함석헌 선생의 강의도 훔쳐들었다. 우주 삼라만상의 구체적인 도안을 보여주는 주역은 젊은 시절 그가 매료되기 좋은 소재였다.
나뭇잎 한 장을 관찰하는 데에도 긴 세월이 필요하다고 보면, 주역은 하루 이틀 배울 학문은 아닌 것. 배우다 보면 생각이 새로워지고, 삶을 보는 자세가 달라질 거라는 안수환 시인은 “배우려거든 충남평생교육원을 찾아오라”고 당부한다. 현재 그의 문도는 12명.
“주역의 효가 6효이므로 여섯분이면 충분하지만 8괘도 있고 64괘도 있으니 함께 공부해도 좋은 일”이란다.
지금이 아니어도 좋다. 그의 주역강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
“내 나이 70이니 100살까지만 강의하려 한다. 그 뒤엔 점집에 들어앉아 공짜점이나 봐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