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무용 시장은 일봉동 주민센터에서 자생단체장들과의 대화를 마치고 인근 공구상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남정현 공구상가회장과 협회 임원들이 반갑게 맞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현실에 천안시장의 방문은 ‘단비’처럼 여겼다.
이곳은 150여개의 공구상가가 오밀조밀 모여있다. 천안시는 2008년 다가동 공구상가를 특화거리로 지정했다. 이후 2009년에는 2억3000만원을 들여 신용로변 경관조명을 설치했고, 올해에는 다가5길변에 시비 9000만원을 들여 경관조명을 설치할 예정이다.
남정현 회장이 영세한 공구상가의 열악한 현실을 성무용 시장에게 설명하고 있다.
“주차장이라도 있었으면…” 희망
남정현(51) 회장은 공구상인들을 대표해 심각한 현실을 전했다.
주차장을 희망하는 그들. 현장분석결과 폭이 협소해 주차장 부지로 적합지 않다는데 공감하는 선에서 이야기됐다.
재래시장이나 소점포들이 대형마트에 치이듯 영세한 공구상가도 ‘MRO(소모성자재구매대행)' 때문에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LG나 삼성, 한화 등 대기업들
이 이같은 MRO사업을 해오면서 지역의 영세공구상가들이 힘겨워졌다. 지난해 대기업들이 하나 둘 공구소상공인들과의 상생을 위해 일부 포기입장을 밝혔지만, 지역 공구상가들이 느끼는 체감은 차이가 없다.
이에 남 회장은 천안지역의 대기업들이 지역 공구상가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체계를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MRO가 아니라도 대기업들과 지역 소상공인들과의 관계는 소원하다.
한 임원은 “그들은 큰 물품구매는 MRO 등을 거치면서, 그 외 자잘한 물품에 대해서만 소상공인들을 부린다. 이익도 별로 없는데 그들 뒤치다꺼리나 하는 것이 우리의 현 실정이다”고 분노했다. 재래시장처럼 공구상가 상인들도 시가 보호·지원해줘야 할 대상이라고도 주장했다.
성 시장도 공감하며 “지역의 대형마트들 일요일 장사 못하게 하려는 것도 지역을 돕기 위한 것”이라며 “자본은 자본대로 다 빠져나가 심각하다”고 했다. 시장은 “공구상가쪽도 검토해야 할 것 같다. 중앙부처와 상의해야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남 회장은 “지금 창원같은 곳은 LG그룹 계열사인 ㈜서브원이 지상 3층, 전체 건물면적 1만575㎡ 규모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며 향후 천안에도 들어서게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이들이 성 시장에게 건의한 현안은 두가지. 인근 천안천변에 공용주차장 설치와 신용로 입구 교통섬을 개선해달라는 것이었다. 바로 현장으로 이동, 공용주차장 부지로 건의한 터를 살펴보고는 폭이 좁아 적합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신용로 입구 교통섬은 1m 남짓 줄여 공구상가쪽으로 향하는 도로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것으로 조정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