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무용 시장이 사할린동포한인회를 방문, 사는 형편을 물어보고 격려했다.
사할린동포한인회 96명이 천안에 온 것은 2009년 12월. 이들 50가구는 생계급여, 주거급여, 특별지원금 등을 받으며 영주귀국했다. 정부가 1945년 이전 태어난 사람들만 자격요건을 준 상황에서 이들은 가족과 친척과 헤어져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전국 20여군데의 국민임대주택이 제공된 상황에서 천안을 택한 이들은 청수동 버들마을아파트에 모여 오순도순 살고있다.
성무용 시장이 이들이 사는 곳을 방문했다. 10명 정도가 참석한 환담중에 “뭐, 어려운 건 없으세요.” 하고 묻자 이병두(72) 사할린동포한인회장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1년에 한번 사할린에 가족을 보러 갈 때 90일 비자를 끊고 갑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병환으로 수술을 받는다든가 해서 제 때 들어오지 못하면 기초생활수급자로 받는 생활비를 받지 못합니다.” 그런 분이 많지는 않지만 두 가족이 그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걱정했다.
성 시장은 “진작 말씀해주시지 그랬느냐”며 “한번 세심히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또한 몇몇 세대는 남남이 한 공간에서 살다보니 협소한 공간이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중 송월선(70)·김춘자(72)씨는 성 시장 앞에서 직접 불편을 호소했다. 이들은 각자가 만나 17평짜리 집에서 3년 전 동거를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방 하나에 거실뿐인 곳에서 남남이 살기는 어렵다는 걸 절실히 깨닫는다. 작은 거실을 반으로 나눠 잠자리로 이용해야 하고,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해주기 위한 ‘처절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거실을 반으로 쪼갠 방엔 침대도 못놔요. 거실이 좁아져 제 기능을 못하구요.” 이들은 냉장고도 두 개를 놓고 쓰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가족이나 친지가 방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각자 어머니가 인천과 대구에 와 살고 계신데 간혹 찾아와 회포를 풀려 해도 환경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게다가 사할린에서 가족이나 친지가 방문했다가 몹시 곤란한 지경에 처한 바 있었다.
“다른 사람들처럼 부부가 살면 괜찮지요. 어차피 가족이니까 협소한 불편은 큰 문제가 안되지만 우리는 그렇지가 않아요.” 이런 문제가 불화로 이어져 불행한 사태로 번진 사람도 있다.
이외에도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가 적어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어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