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 차문화를 가장 많이 보급하고, 그 실력이 출중한 전재분(다림헌) 원장. 그를 거쳐간 제자들이 수천·수만에 이른다. 어린이집에서 대학교까지, 천안 다림헌에서 제주도까지 그의 차교육은 가리지 않는 전방위다. 게다가 웬만한 복지시설은 물론이고 알코올중독자나 교도소까지 봉사교육의 손길이 미친다.
그런 그가 요즘 책을 펴내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0여년 세월. 책을 썼어도 10권은 넘었을 터지만 책쓰기엔 워낙 궁색했던 그. 겨우 공저로 한 권만 있을 뿐이다.
얼마 전, 주위의 ‘권고’로 마지못해 책을 낼 생각을 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했던가. 자신이 살아온 날 또는 자신이 해온 일들을 정리해 기록으로 남기는 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가.
책 내용이 담기고 부수적인 것들을 준비하는 가운데 책 제목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 이리저리 고민한 끝에 ‘원유다례’로 생각을 마쳤다. 원유는 그의 호다.
가까이에서 오랫동안 지켜보고 함께 한 제자들은 스승이 책을 낸다는데 ‘호들갑’을 떤다. 제자들은 스승이 차문화와 관련해 독보적인 분임에도 지역사회에서 안 알아준다고 섭섭해 해왔던 차. 천안을 벗어나면 그 존재가 빛이 나는데도, 유독 지역에서만은 일개 ‘동호회’ 수준으로 전락되는 인식이 안타깝다고. 이런 차에 책을 내는 것은 좀 더 ‘전재분’을 알리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는 기대가 크다.
게다가 스승이 연구하고 정리해 놓은 차문화에 대해 ‘손 안대고 코 푼다’고, 자신들의 차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데도 보탬이 될 테다.
이런 저런 즐거움이 원장과 그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있다. 하지만 ‘글 쓰는게 제일 어렵다’는 전 원장의 생각은 일이 그저 즐거울 수만은 없다. 논문으로라면 많이 써봤지만, 읽히는 책을 내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 터.
“잘 만들어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글이 딱딱하고 해서, 논문같은 느낌이 많이 들고….”
하기사 그의 책은 일반인들이 상대하기보단 전문인과 배우는 과정의 차인들이 찾을 ‘물건’. 그리 큰 걱정이 필요없건만, 이번에 만들어내면 언제 또 내나 하는 생각에 심혈을 기울이는 그의 노고가 우려반 기대반으로 섞여 분주하다.
책은 3월쯤에 나올 것으로 보여, 제자들은 ‘출판기념회’를 어떻게 꾸며야 할 지 매일 토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