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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맞이 ‘이거 다 어디갔어?’

잊혀져가는 세시풍속 아쉬워… 풍성한 유래와 놀이 재발견해야

등록일 2012년02월04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1월1일은 1년이 시작하는 날로써 중요하지만, 달의 움직임에 따라 농사를 지어왔던 농경사회에서는 첫 보름달이 뜨는 대보름날을 더욱 중시 여겼다. 농경을 기본으로 했던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에서도 정월 대보름날을 맞는 의미는 무척 컸다. 참고로 추석도 보름날이다.

실제 농경을 위해서는 음력이 한달씩이나 자연계절에 차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보다 계절이 정확한 태양력적 요소인 24절기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세시풍속에서는 여전히 달의 비중이 결정적이었고, 대보름은 바로 그 대표적 상징성을 띄고 있다.

우리나라 정월 대보름날의 세시풍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대보름날 잘 보내야 한해가 즐거워


정월 대보름날엔 ‘동제’를 지낸다. 대개 자정에 지내는 동제는 첫 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여신에게 대지의 풍요를 비는 것이 주류였다. 정월대보름은 1년 열두달의 첫 보름달이 충천하는 상징적인 시간이 된다.

‘줄다리기’도 대부분이 대보름날 행사였다. 첫 보름달이 뜨는 밤에 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경상남도 영산의 줄다리기에서는 대낮에 그러한 짓을 하는 자는 없고 해가 져야 이뤄진다고 믿었다. 줄다리기엔 암줄과 수줄의 고리를 걸어 양측이 잡아당기는데, 여자편인 암줄이 이겨야 대지에 풍년이 든다는 것. 이같은 행사를 통해 대보름은 풍요의 원점이 돼왔다.

‘보름새기’는 말 그대로 온 집안에 등잔불을 켜놓고 밤을 새우는 것이다. 섣달그믐날 밤 수세(守勢)하는 것과 같으며, 보름날이 밝아야 운수가 좋다 하는 의미가 있다. 잠을 자면 눈썹이 센다는 풍설도 있다.

복을 기원하는 행사로는 볏가릿대 세우기, 복토훔치기, 용알뜨기, 다리밟기, 나무시집보내기, 백가반먹기, 나무아홉짐하기 등이 있다. 농점(農占)으로는 달집태우기, 사발점, 그림자점, 달불이, 집불이, 소밥주기, 닭울음점 등이 있고 풍속놀이로는 놋다리밟기, 연날리기, 쥐불놀이 등이 있다.

‘놋다리밟기’는 부녀자들이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허리를 굽히고, 앞사람의 허리를 두 손으로 껴안아 긴 사람다리를 만든 다음 맨 뒷사람부터 한명씩 순서대로 건너게 하는 놀이이다.

연날리기는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 사이에 즐겼으며 이외에도 더위팔기, 수해쌈, 사자놀음, 쥐불놀이 등이 행해졌다.

‘지신밟기’는 동네사람들이 농악대를 조직해 집집마다 다니며 땅을 다스리는 신에게 인사하고, 못된 귀신을 물리쳐 풍년을 기원하는 것으로, 집주인은 음식을 마련해 농악대에 대접하는 것으로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다.

세시풍속이 잊혀져가는 요즘, 정월대보름의 가장 대표적인 행사 중 하나로 부각돼 있는 것이 ‘달집태우기’다. 달이 떠오를때 동네사람들이 넓은 빈 터에 모여 볏짚을 쌓아서 만든 달집을 태우고, 농악에 맞춰 춤을 추고 타오르는 달집 주변을 돌면서 한해동안 마을에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기원했다.

이외에도 대보름날 아침에 복조리를 사서 걸어두면 복이 온다는 ‘복조리 걸어두기’와, 달이 동쪽에서 솟아오를때 뒷동산에 올라 달맞이하면 기원하는 모든 것이 이뤄진다는 ‘달맞이’가 있다. 또 밤에 들에 나가 논·밭둑을 태우는 ‘쥐불놀이’는 못된 귀신을 쫓고 1년간 무병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횃불싸움이나 잰부닥불 피우기, 더위팔기 등도 있다.
 

부럼과 귀밝이술 ‘체험필수’
 

대보름날에는 절식으로써 오곡밥, 약밥, 묵은 나물, 복쌈, 일부럼, 귀밝이술 등을 먹는다.

일년동안 부스럼이 나지 않고 이가 튼튼해진다 해서 잣, 호두, 밤, 은행 등을 깨무는 것을 ‘부럼’이라고 한다.

‘약식(약반)’과 ‘오곡밥’은 그 유래가 연결돼 있다. 약식의 유래를 살펴보면, 신라시대 소지왕이 정월대보름날 경주 남산기슭의 천천정이라는 정자로 행차하는 중에 어디선가 까마귀가 날라와 봉투 한 장을 떨어뜨리고 간 데서 연유한다.

겉면에는 ‘이것 뜯어보면 2명이 죽고, 안보면 1명이 죽는다’고 써있는 것을 보고 고민하던 중 한 신하가 “그 한명이 바로 왕”이라고 해석하자 봉투를 뜯어보니 “당장 궁중 내전 별방에 있는 금갑을 쏘시오”라고 쓰여 있더란다.

왕이 그대로 했더니 그곳에서 왕비와 한 신하가 나왔는데, 역모를 꾀하는 중이었다는 것. 왕은 목숨을 구해준 까마귀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매년 정월대보름날을 까마귀 제삿날로 정하고 귀한 재료를 넣은 검은 밥(약밥)을 지어서 제물로 바쳤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평민들은 약식에 들어가는 잣, 대추, 밤 등은 당시 평민들이 구하기 어려운 재료여서 대신 오곡밥(쌀·보리·조·콩·기장)을 지어먹게 된 유래가 있다. 세 집 이상의 것을 먹어야 그 해 운이 좋다고 한다.

귀밝이술은 보름날 아침에 마시는 술이다. 데우지 않은 술 한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고 그해 1년동안 즐거운 소식을 듣는다고 해서 남녀노소 모두가 마셨다.

 

천안대보름맞이행사 ‘천안박물관으로’

5일 오후 다양한 민속놀이 관람·체험… 대보름맞이 풍성

올해도 천안시가 ‘정월대보름맞이(2월6일)’ 행사를 대대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5일(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천안박물관 일원에서 천안예총 주관으로 벌어지는 정월대보름맞이 민속놀이는 예년과 같이 3000여명이 즐기는 축제가 될 듯.

행사는 모두 넷째마당으로 이뤄지며, 이외 기획공연과 체험행사를 열어놓고 있다.

식전행사인 첫째마당(2시30분~3시)은 시립예술단의 타악퍼포먼스와 고전무용이 쌀쌀한 행사장에 열기를 불어넣을 것이다. 30분간 진행되는 둘째마당은 개막행사로써 국민의례, 대회사, 격려사, 축사, 시루떡 절단, 부럼깨기 등이 행해진다. 특히 부럼깨기는 모든 참석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

3시30분부터 6시까지로 계획된 셋째마당은 본격적인 민속놀이 마당이다. 읍면동 대항 민속놀이 대회로 치러진다.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던지기 등이 야외공연장과 초가, 와가 등 여러 곳에서 행해진다.

넷째마당은 6시부터 8시까지로, 박물관 앞마당에서 펼쳐진다. 천안웃다리풍물 대동놀이(50분간)를 비롯해 풍년기원 줄다리기(30분간), 소원성취 달집태우기(30분간)가 있다. 특히 달집태우기는 강강술래와 함께 정월대보름맞이 행사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이들 주행사 외에도 공연과 체험행사는 곳곳에서 관객들과 함께 한다.

기획공연으로는 시립풍물단의 사물놀이, 사물판굿, 천안웃다리풍물, 빗네 양북춤 등이 있으며, 천안웃다리풍물 체험관을 운영해 사물놀이·개인놀이 배우기와 치배와 잡색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투호던지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윷놀이, 널뛰기, 딱지만들기 체험 등 전통민속놀이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천안예총은 시루떡과 부럼, 떡국 등을 행사음식으로 준비했으며 종합안내소 운영을 통해 미아발생문제나 건강상의 문제 등 행사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발빠르게 대처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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