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은 ○○○다.’
조한수 성남면장이 고민에 빠졌다. 성남면장이 된 지 1년 반이 흐른 상황에서, 이 지역에 무엇이 필요한 지를 절실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성남면에도 이거다 할 수 있는 지역특산물이 있어야 합니다. ‘이게’ 약해요.”
물론 성남얼굴쌀도 나름 유명하고, 축산농가도 많으며 인삼재배면적도 넓다. 따지고 보면 천안의 인삼재배가 금산보다도 많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게다가 성남면이 인삼재배의 주축 아닌가. 하지만 현재상태는 관내에서도 아는 이가 많지 않은 ‘미성숙 상품’들이다.
“최근 농업기술센터 성남지소에서 주민들과 얘기되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특이한 사과 또는 고추도 언급되고 있죠. 성남면에는 ‘괘등산배’라 해서 30㏊(36농가)가 재배하고 있기도 합니다.” 괘등산배는 추석명절때쯤 맛이 드는 조생종으로, 다른 품종에 비해 적기를 타고 있어 상품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성남을 성남답게.’
조 면장은 참 쉬울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숙제를 푸는 학생처럼 고개를 갸웃거린다.
인근 북면도 ‘복숭아’ 재배로 승부수를 띄운 적이 있지만, 결국 실패했다. 농촌에서 자칫 잘못된 길을 가리키면 모두를 위험에 빠트릴 수도 있다는 걸 조 면장은 안다.
성남지역은 언제부턴가 기업체가 하나 둘 들어오더니 이제는 150여개나 된다. 그에 비해 아파트라곤 ‘태영아파트’ 달랑 1개, 빌라는 두세개 뿐이다. 제5산업단지가 들어오면서 앞으로는 그에 따른 기반시설 등 성남에도 많은 변화가 불 것이다.
농촌을 농업이란 수단으로 부농을 일구는 일. 결코 만만찮은 일이지만, 그 수밖에 없다. 농촌을 도시화하는 것은 농촌에 사는 개개인을 부자로 만들 수는 있지만, 농촌 자체는 죽이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 것. 결국 농촌이 죽으면 농민이 다치는 것은 당연.
이제 성남면을 읽을 줄 아는 1년반의 시기를 보냈다. 조 면장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한다. 면장이라서 혼자서 할 수 있다고는 생각 않는다. 주민들과 면사무소 직원들, 농업기술센터 성남지소 등 네트워크망을 가동한 가운데 진심과 열정으로 다가서면 ‘뭔가’는 얻을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가장 심각한 건 성남면에도 내세울 수 있는 특산물을 갖는 것과, 도농복합도시로서의 천안에서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직거래 방식의 체제를 갖추는 일. 그같은 과제를 안고 고민에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