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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적발 ‘천안시, 무엇이 문제인가’

분식회계·예산낭비 심각?… 감사원, 공무원2인 징계 및 주의에 그쳐

등록일 2012년01월17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시 분식회계와 관련, 천안아산경실련과 일부 정치권에서 ‘시장사퇴’까지 언급하고 있다. 한 총선예비후보는 “시장직 사퇴는 물론 관련자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했고, 한 정당은 시장의 공식사과와 재발방지대책, 더 나아가 용퇴까지 거론하고 있다. 정말 그렇게 심각한 걸까.

감사원 무얼 지적했나

이번 천안시 분식회계건을 적발한 건 감사원의 감사를 통해서였다. 49개 지방자치단체를 감사한 결과 천안시를 포함해 이같은 문제가 발견된 것이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특별시는 재산매각 수입을 실제보다 과다계상해 세입예산을 부풀려 단체장 공약사업 등을 반영하는 사례가 많았다. 인천광역시는 결산과정에서 세수결손이 발생하자 다음 회계연도로 이월해야 하는 계속비 이월금을 불용처리해 가용재원을 마련했고, 서울특별시도 사고이월비를 임의로 사용했다.

분식회계건이 터지자 서장근 시 자치행정국장이 기자들에게 상세히 해명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세수결손과 관련해 감사원은 ‘임시적 세외수입이 불규칙적으로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무리하게 문제를 일으킨 곳’을 지적했다. 3회 이상 연속해 세외수입을 과다계상한 곳은 천안시와 아산시를 포함해 8개 지역이었으며 특히 산청군, 아산시, 천안시는 5회 이상 결산상 임시적 세외수입이 당초예산에 비해 부족하게 수납됐음을 지적했다.

이번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한 지는 감사원의 조치결과로 예상해볼 수 있다.

감사원은 천안시장에게 ‘이월할 자금이 없는데도 이월금이 있는 것처럼 결산서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관계자 2명을 징계처분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앞으로 세입예산을 임의로 과다계상하거나 일반회계 사업예산을 부당하게 특별회계에 편성·집행하는 일, 또한 자금없는 이월로 처리하는 등 사실과 다르게 결산서를 작성하는 일이 없도록 관련업무를 철저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비슷한 문제로 주의를 받은 곳은 부산광역시장, 청주시장, 부안군수, 전라남도지사, 신안군수, 산청군수 등. 이들 모두 ‘주의’에 그친 것은 염두해볼 부분.

천안시는 문제가 되자 적극 해명에 나섰다. 물론 기본적으로 ‘자금없는 이월’이 잘못됐고 편법이란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밖에서 비난하는 1000억대 재정적자를 숨겨놓고 있다든가 범법죄라든가 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감사결과로 문제가 되자 서장근 자치행정국장이 바로 브리핑실을 방문해 해명에 나섰고, 성무용 천안시장도 16일 열린 임시회에서 공식사과 및 해명과 함께 건전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성무용 시장은 “시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를 빌어 송구스럽다는 말씀 올린다”고 공식사과했다. 또한 “예·결산 심의과정에서도 재정건전성 확보에 대한 심도있는 주문을 해준 의원들에게도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성 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부동산 경기침체 등 지방재정을 위협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시정 최고책임자로서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전제한 후 “하지만 감사결과와 관련해 실제 내용과 다소 차이가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을 들어 시 입장에서 해명했다.

첫째 2006년부터 2009년간 결손을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경기불황에도 주요사업의 지속적 추진을 위해 과감한 긴축운용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 안이한 인식과 판단, 이월액을 줄일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한 실책 등을 언급했다.

둘째 자금없는 이월을 사기업의 분식결산으로 보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 4년간 자금없는 이월사업 42건은 다음연도 자금으로 전액 충당해서 사업을 모두 마무리지었고, 예산도 정상집행했다는 점이다. 또한 결손규모를 5년치 합한 1073억원으로 감사발표했지만, 실제는 2006년 90억, 2007년 259억, 2008년 330억, 2009년 290억원으로, 1년단위로 정상집행됐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후 2010년도엔 18억원이, 2011년에는 250억원(가결산)이 흑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한편 천안시는 현재 갖고 있는 730억원의 일반회계 빚도 매년 200여억원씩 갚아나가 2014년 일반회계 채무를 ‘제로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 2127억원에 대한 특별회계 채무는 2012년 1200억원, 2013년 927억원 등 가능한 임기내 전액상환을 목표로 건전재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특별회계 부채중 청수지구개발부채 530억원은 금년 내 400억원 이상 상환하고, 제5산업단지 조성사업부채 1597억원도 공격적인 유치전략으로 분양해 2012년도 800억원을 상환할 계획임을 설명했다.

이번 사태 후 천안시는 시민과의 약속사업을 포함한 전 사업에 대해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발주사업은 착공을 유보하고, 기발주사업도 공기를 조정해 시 재정에 부담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분식회계건과 관련, 성무용 천안시장이 천안시의회 임시회에서 공개사과하며 진화에 나섰다. 분식회계 외 예산낭비도 지적

감사원은 타당성 없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으로 ‘천안 복합테마파크타운’을 들었다.

이 부분에도 천안시장은 주의를 받았다. 감사원은 ‘충분한 검토 없이 사업을 추진해 기투자한 사업비가 장기간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철저를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작은 사업부지 변경으로 예산이 낭비된 사례로는 천안시가 추진중인 전통민속주 전시·체험관 건립사업을 꼬집었다. 감사원은 천안시가 세차례나 사업부지를 변경돼 설계용역비 1억1400만원만 낭비했다고 밝히며 주의를 주었다. 더욱이 전통주박물관 운영비 등으로 연간 7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합리적인 근거없이 연간 유료관람객수를 과다하게 예측해 향후 재정운영에 많은 부담을 야기할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 연간 입장수입금을 3억5300만원(연간 유료방문객수 33만명)으로 추정했지만, 이게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 감사원은 인근 천안박물관이 무료입장하는데도 연간방문객수가 15만명에 지나지 않는다며 걱정했다.

또 천안시 공보관실에서 2008년 10월부터 2년3개월간 구체적인 지출증빙 없이 용도불명으로 사용한 예산이 3400여만원에 이른다는 점도 문제삼아 담당자 징계를 요구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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