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관내 역사를 파헤쳐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돈 푼 깨나 생길 것도 없지만, 오히려 돈까지 써가며 ‘향토사’를 발굴·정리하느라 애쓴다.
개인관심이 높아서랄까. 하기사 취미활동이라면 설명이 가능하다. 그 중에서도 윤종일(천안역사문화연구실 연구원)씨는 도(道)를 넘어섰다.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서 ‘오심죽’을 치면 그의 블로그 ‘오심죽-위례문화원’을 찾아볼 수 있다.
<불변자 부득천하(不變者 不得天下)-변하지 않는 자 천하를 얻을 수 없다>는 말 속에 그의 ‘야심’을 엿볼 수 있다. 변한다는 것은 흐른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한다는 것인데, 정말 그 보다 더 열심히 천안지역을 탐방하고 관찰한 사람이 있을까.
그가 얼마만큼 발품을 팔았느냐데 대해서는 그의 블로그를 살펴보며 한번 놀라고, 그의 말을 들으며 두 번 놀란다.
천안에도 그 이전에 열심이었던 분들이 계셨다. 고(故) 오세창·이원표 선생은 그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불모지였던 천안역사에 실마리를 던져주신 분들이다.
2012년은 임진(壬辰)년 용의 해다.
천안이 용과 관련이 많다 보니 향토사에 박식한 그에게 자문을 구하는 이들이 많아 덩달아 바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특히 태조왕건때 천안을 ‘오룡쟁주지세’로 불리며 이후 지금까지 천안은 ‘오룡이 다투는 형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구룡농주(九龍弄珠)’를 주창하고 나섰다.
천안시민이면 오룡쟁주에 대해서 웬만큼 알고 있지만 천안이 ‘구룡’도 될 수 있단 말인가. 일단 그의 설명은 이렇다.
오룡은 ‘내오룡’으로 보고 ‘외사룡’이 있다는 거다. 내오룡은 동쪽에 청룡(수조산), 서쪽에 백룡(월봉산), 남쪽에 적룡(일봉산), 북쪽에 흑룡(입암산), 중앙에 황룡(왕자산), 그리고 여의주로는 남산을 일컫는다. 여기까지는 보통 알고있는 사실.
“풍수지리상 천안시의 외곽을 감싸는 외사룡과, 그 중심에 내오룡이라 해서 오룡쟁주형의 명당터에 천안 시가지가 있습니다. 천안시 전체적으로 볼 때는 구룡희주형, 도는 구룡농주형이라 봅니다.”
그가 말하는 외사룡에 대해 궁금증이 인다. 일단 동쪽은 동면 몽각산을, 서쪽은 직산 미륵산을 짚었으며 남쪽은 풍세 태화산, 북쪽은 직산 성산을 꺼내 들었다.
“천안-목천-직산을 통과하는 백두대간 금북정맥의 웅장한 산맥들이 하천과 만나며 거대한 구룡농주형의 대길지로, 천안제일의 명당을 이루고 있습니다.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바람개비 모양의 외4룡과 내5룡은 대한민국의 대동맥 핏줄에 새로운 힘과 부족한 기를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고 하겠습니다.”
흑룡의 해라 해서 굳이 의미를 두자면 외4룡과 내5룡에도 흑룡에 해당하는 산이 있다. 외4룡에는 북쪽에 해당하는 직산 성산이 그곳이다.
부소산에서 시작해 성거산-문암산-접티-문성-옥녀봉-휴류암-성산-용안치-입장 용두리(용정리)로 이어진다. 또한 내5룡에는 북쪽 입암산이 흑룡에 해당한다. 부소산에서 출발해 -성거산-왕자산-문암산-영인지맥-국사봉(북일고)-노태산-입암산(선바위)로 이어지는 산세다.
흑룡해를 맞은 올해, 개인의 건강을 위해서도 산을 타는 사람들이 늘고있는 요즘 천안시민들은 ‘구룡농주’를 정복하는 것도 좋은 목표가 될 듯. 적게는 내오룡을 타는 것으로 잡되, 가능하면 외사룡까지 발걸음을 남긴다면 괜찮은 도전이 되지 않겠는가.
“검정색을 가진 흑룡은 방위로는 북쪽을, 오행에선 물(水)을 뜻하며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변화무쌍한 조화속에 어려운 시련과 난관을 극복하고 힘차게 승천하는 흑룡의 해가 되길 바랍니다.” 윤종일씨가 던지는 덕담이 천안시민들에게 올 한해 그대로 이뤄지기를….
외사룡이란?
동쪽(청룡)-동면 몽각산
부소산-만뢰산-몽각산-광덕산-동성산-서림산-약사산-병천 용두리
서쪽(백룡)-직산 미륵산
부소산-성거산-문암산-노태산-미륵산-용와산-용암산-왕지봉-성환 어룡리
남쪽(적룡)-풍세 태화산
차령-쌍령산-곡두재-광덕산-망경산-태화산(태학산)-청룡산-풍세 용정리
북쪽(흑룡)-직산 성산
부소산-성거산-문암산-접티-문성-옥녀봉·휴류암(남산)-성산(사산성)-용안치-입장용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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