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 “안철수”, “박원순”이 2011년 구글 검색어 정치분야 순위에서 각각 1, 2, 4 위를 차지했습니다. 내용분석적 방법에 기초하여 해석하면, 현재 한국정치에 대한 국민적 인식과 미래 한국 정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이로써 표출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이는 곧 정치에 대한 불신과 가학, 새로운 지도자에 대한 갈망, 그리고 그러한 지도자에 대한 탐색방법(우리가 원하는 인물이 나오지 않으면 유사한 인물을 밀어주는 방법) 등을 예시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욕구 분출의 소용돌이 속에 이를 담아낼 가장 큰 행사가 2012년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바, 곧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이 바로 그것입니다.
한국정치는 70년이라는 연륜과 17명의 최고지도자 교체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1992년 김영삼 문민대통령 이래 김대중, 노무현, 그리고 이명박 네 명의 민주적 지도자를 우리는 경험해 왔습니다. 모두 처음의 기대에 못 미쳤으며 임기 말에는 심각한 민심 이반과 권력 붕괴를 초래하였으며 현재도 그러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불행이며, 권력 당사자들에게도 씻을 수 없는 수치요 좌절임에 틀림없다 하겠습니다. 우리 누구도 불행과 좌절을 안고 살아가길 원치 않습니다. 정도 문제이긴 하겠지만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새해를 잘 보내고 나면 행복과 성공이 우리를 향해 두 팔 벌려 맞이할 수도 있다 여겨집니다.
무엇이 우리에게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 줄까요? 해답의 시초는 정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칼 막스가 갈파한 바와 같이, 정치는 경제란 하부구조를 통제하는 상부구조이기 때문에 좋은 정치를 한다는 것은 더 나은 경제와 더 행복한 사회와 더 수준높은 문화를 구가할 수 있는 기틀이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보다 발전된 정치패러다임을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더 나은 정치패러다임은 어떻게 찾을 수 있습니까?
사람을 잘 뽑으면 됩니까? 낡은 제도를 바꾸면 됩니까? 새로운 가치를 구현하면 되는 일인 가요? 이 모두 다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갑남을녀에 지나지 않는 나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항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 정직하고 성실하며 능력있는 사람이 정치무대에 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투표를 하는 유권자가 흔히 하는 말이 “찍을 사람이 있어야지”, 또는 “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합니다. 왜 법 없이 살 수 있고 남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사람이 무대에 설 수조차 없을까요? 부동산 투기를 하고 부정을 저지른 과거를 가지고 있으며, 몇 차례 위장전입과 군복무 의무를 면탈한 사람만이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인가요? 거짓과 권모술수 없이는 정계에 입문도 할 수 없는 것입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들을 뽑아놓고 몰아 붙여야만 합니까?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됩니다. 지역, 혈연, 학연 등의 관계에 따라 사람을 뽑지 말고 그 자리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줄기차게 뽑아주어 마침내 학습효과로 인하여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뽑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합니다.
둘째,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은 역설적이긴 하지만 원초적 정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원초적 정치란 무엇입니까? 정치의 원초적 기능은 갈등해소이며 그것이 추구하는 가치는 국리민복입니다. 우리 정치는 과연 갈등을 해소하는가 아니면 갈등을 조장합니까? 아마 후자에 대한 대답이 훨씬 많을 것입니다. 이제는 갈등을 조장하고 갈등에 등을 대고 입신하고자 하는 정치인은 솎아내야 합니다. 남의 잘못에 편승하기보다 내 업적으로 승부하는 정치에 물을 주고 거름을 뿌려야 합니다. 정치는 권력을 관리하는 일이고 이것에 대한 잘잘못의 기준은 “정당성”입니다. 그리고 정당성의 근거는 정치인이 무엇을 어떻게 하였느냐이지, 놀면서 남만 비판한데 있지 않습니다. 국리민복을 추구하는 정치인은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보통사람보다는 매우 커야 합니다. 모 방송사 크리스마스 행사에서 소녀시대가 방문한 부대에서 이등병 한 명이 소개된 일이 있습니다. 그 이름은 김평기입니다. 왜?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일본인 어머니와 동생 세 명의 가장이어서 군에 오지 않아도 되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자원입대했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젊은이들 중에는 군 입대를 위해 미국국적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고 특수부대나 전방부대를 지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선택에 의해 입대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칭병, 칭가 하여 군의무를 면탈하는 것이 정당합니까? 이런 사람은 뽑지 맙시다.
셋째, 훈련된 전문가보다 잘 교육된 일반인을 선택해야 합니다. 모난 돌은 돌담 아래와 중간에는 적합하나 맨 위에 놓기에는 부적합합니다. 둥글둥글한 돌은 중간에 들어가면 서로 잘 물리지 않습니다. 맨 위에 와야 하지요. 오랜 선거 전통을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이 바라는 지도자는 훌륭한 인격과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입니다. 둘 다 갖추었으면 좋겠지만 만일 하나만 선택한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요? 그들은 능력을 선택합니다. 인격이 훌륭한 카터보다 지저분한 클린턴이 자신들에 득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봅니다. 그들은 나머지 사항은 법률, 제도 등으로 상당한 정도까지 규제가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그들도 역시 하버드나 프린스턴이란 명문대학을 나오고, 성장기에 심한 욕구억제를 당하지 않을 정도의 여유있는 집안 지도자를 선택합니다. 우리도 이들의 경험을 참조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