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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마시는 학생들이 '는다'

부정적 인식 벗고 위생적인 음용수로... 정수기 부실관리도 한 몫

등록일 2011년12월2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천안시 수도사업소에 설치된 수돗물 홍보관의 대형수도꼭지. 시내 모 중학교에 다니는 김다례양(가명). 수돗물을 비위생적이라 생각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마시면 안되는 물’로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학교에서는 수돗물을 마시는데 거리낌이 없다. “학교물은 지하수물 아니에요? 깨끗한 거 같은데…” 학생 모두가 마시는 학교 수돗물은 웬지 집의 수돗물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그녀. 실상은 들어오는 경로가 같은 물인데도 부모의 부정적 인식이 이같은 차이를 낳고 있었다.

“아무리 수돗물이 위생적이고 안전한 물로 음용수에 적합하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수돗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가정은 별로 없는 것으로 압니다.” 시 수도사업소 조대형 수질관리팀장은 천안시가 ‘수돗물 마시기’를 적극 권장하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음을 안타까와했다.

관리부실한 정수기보단 수돗물이 안전해

천안 관내 대부분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돗물을 마신다. 물론 ‘자발적’인 것은 아니다. 천안시교육청과 시 수도사업소의 협의 아래 ‘수돗물’을 권장하기로 한 때문이다.

2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학교에서 정수기로 걸러낸 물을 마셨다. 하지만 분기별로 실시한 수질조사에서 상당수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정수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일이다.

관내 학교들은 지난해 504건중 70건(13.9%)이, 올해는 402건중 47건(11.7%)이 부적합판정을 받았다. 정수기의 관리부실은 대장균 등 각종 세균이 자라는 환경을 만들어 건강에 위협을 주고 있다.

시 수도사업소에 따르면 천안시 초·중·고·대학교는 모두 110개교로, 이중 10개 남짓한 대학교는 수도사업소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되고 초·중·고교 100개곳을 관리대상으로 하고 있다. 수도사업소 조대형 수질관리팀장은 “이중 73개교가 현재 정수기를 철거하고, 직결냉온수기를 통해 수돗물을 직접 마신다”고 밝혔다. 나머지 20여개교는 아직 정수기 시설을 이용하는 곳과 수돗물이 들어가지 않는 오지지역 학교가 반반 차지하고 있다.

시 교육청은 정수기 관리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2009년부터 학교별로 설치돼 있는 정수기를 철거해왔다. 수질검사결과 부적합율이 높고, 관리가 힘들며 정수기 1대당 연간 4번씩 학교측 비용으로 수질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도 부담. 이같은 문제는 직접 수돗물을 마시게 하면서 일시에 해결됐다.

조대형 팀장은 “학교에서 수돗물을 마실 경우 수질검사는 공급자인 시측이 부담하게 돼있다”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5~6월과 9월경 연간 두 번의 수질검사를 통해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인구가 1.7%에 불과한 것과 관련해 천안시는 학교측이 정책적으로 수돗물로 전환해 이용하면서 무척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안시는 수돗물 마시기를 권장하기 위해 시 정수장에서 매년 50만병을 생산해 이를 필요로 하는 기관이나 시 행사기간때 관람객 등에게 제공하고 있다.

<김학수 기자>

“수돗물이 제일 맛있어요”

비싼 생수와의 경쟁력에서도 우위… 불결하다는 인식 바꿀때

지난 10월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동부사업소는 ‘맛있는 물찾기’ 수돗물 시음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시민에게 수돗물과 생수, 약수를 마셔보고 제일 맛있다고 생각되는 물에 스티커를 붙이는 이벤트.

수돗물이 좋은 이유는 안정성이 확보된 음용수라는 점이다. 원수에서 수도꼭지가지 과학적인 수질검사를 거쳤고, 바이러스나 세균 등 인체에 해로운 미생물을 안전하게 소독처리한 것. 연수로서 음식과 조화를 잘 이루고, 미네랄 성분(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 등)이 적당량 포함돼 있다. 게다가 가격이 저렴하고 이용이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수돗물을 도외시하고 비싼 ‘명품생수’를 마시는 사람들의 면면에는 ‘사회적 귀족’임을 알리고자 하는 측면이 있다. 실제 이들 생수들과 경쟁한 미국 맨해튼의 수돗물이 맛좋은 물 상위 25% 안에 들었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정보희 서울시 상수도연구소장은 ‘수돗물의 재발견’이란 글을 통해 수돗물의 뛰어남을 알리기도 했다. 한번은 거리에서 물 시음행사를 한 결과 사람들의 탄성을 받아낸 것은 정수기가 아닌 수돗물이었다. 하지만 한 여론조사에서 끓여마시는 경우를 포함해 수돗물을 마시는 비율은 반도 안됐다. 단지 수돗물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은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영국의 한 의학전문지 ‘브리티시메디컬저널’은 지난 160여년동안 현대의학이 이룬 가장 위대한 성과를 놓고 투표한 결과 ‘깨끗한 물과 하수도’가 꼽혔다고 밝혔다. 그리고 항생제, 마취, 백신이 그 뒤를 이었다. 한때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콜레라나 장티푸스 같은 전염병이 사라진 것은 상·하수도 시설이 정비돼 깨끗한 수돗물이 공급된 뒤부터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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