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좀 하나 물어볼게요.” “궁금한 것이 있어서.” “부탁 좀 드릴게요.”
행감에 나선 이숙이 시의원. 표정변화가 별로 없는데도 희노애락이 미묘하게 나타났다. 자유선진당 비례대표로 나선 이 의원. 장애아를 둔 어머니로 살아오다 보니 장애에 대한 우리사회의 배려는 아직 걸음마 수준임을 절감. 장애에 대한 아픔과 슬픔, 고통이 고스란히 개인의 몫으로 떠맡겨져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4년동안의 의원생활이 너무 소중하다. 사회적 약자, 특히 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기본적인 체계나마 갖추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이번 행감에서도 그같은 생각이 질문으로 이어졌다. 장애와 관련된 부서나 업무가 감사될 때면 가장 먼저 요모조모 짚고 개선을 요구했다.
그가 가장 관심가진 부분은 ‘우선구매현황’. 그 중에서도 장애인생산품을 얼마나 구입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지난해에도 지적하고 구매해줄 것을 당부했는데, 또 그렇게 하겠다고 해놓고선 아무것도 없네요.” 우선구매현황에 ‘해당없음’이란 답변이 나올때면 마음 한구석이 갑갑한 마음. 우선구매현황이 높은 서북구청은 칭찬과 격려를 쏟아내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아직 구매현황이 없는 일부 부서는 ‘일반제품과 차이가 없다면 우선구매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도 내놨다. 그래서인지 “써보시니까 어때요”란 질문을 추가했다. 대체로 대답은 긍정적이었다. “별 차이가 없습니다.” “좋습니다.” 하는 것. 기분좋은 대답이었다.
매 부서마다 일일이 구매현황을 확인하고, 추후계획을 묻는 이 의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던가. 지난해에 이어 세심하고 꼼꼼하게 점검하는 이 의원의 노력이 일부 부서에서 감지가 된다.
“무조건 바랄 수는 없습니다만, 그렇다고 ‘더불어 사는 사회’를 구호로 살아가는 우리가 작은 배려와 동행이 없어서야 되겠습니까. 한명의 장애인에게는 그 가족과 친척을 비롯해 수많은 관계가 엮여 있습니다. 작은 체계와 배려는 우리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지름길입니다.”
이숙이 의원에겐 내년 행감이 기다려진다. 그동안도 모든 부서와 기관을 돌며 우선구매현황을 독려하겠지만, 내년 이맘때가 되면 “얼마나 구입하셨나요. 질적으로 문제 있습니까. 써보니 괜찮지요. 많이 써주십시오.” 할 거다. 모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으니, 잘 지킬 일만 남았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