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역어르신이 높은 옹벽 때문에 하천을 내다보기 불편해하고 있다.
삼룡천 하천정비공사가 한창이다. 주민들은 원성천과 천안천처럼 깨끗한 도심하천으로 거듭날 것을 희망하고 있다. “물도 맑고 물고기도 사는 천이었어요. 그런데 최근 수년간 오염이 많이 됐죠. 옛날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한 주민은 오염됐던 원성천이 하천정비사업 후 고기가 사는 맑은 물로 되살아났듯 삼룡천도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삼룡천 하천정비사업이 한창이다.
생태하천은 좋지만… 주민환경 열악
하지만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
하천정비사업을 하면서 하천과 인접한 도로에 두꺼운 시멘트옹벽이 어른 키만큼 높이 세워진 것이다. 학교담장같은 이 옹벽은 사람과 하천을 단절시키고, 주변 풍광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라리 하천정비사업을 하지 말았으면….” 주민들은 삼룡천과의 사이에 철조망이 둘러쳐진 것처럼 답답함을 호소했다. 옹벽 설치 때문에 애꿎은 가로수들도 캐어질 형편이다. 다 큰 나무가 다른 곳에 옮겨지는 것은 자칫 고사될 위험성도 안고, 제대로 활착이 안돼 푸르른 잎을 틔워내지도 못할지 모른다. 하천이 맞닿은 도로변 한쪽 끝에 평상을 만들어 야외사랑방처럼 이용해왔던 주민들은 이런 즐거움이 사라진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갖고 있다.
하천범람방지를 위한 옹벽이 너무 높아 갑갑함을 주고있다.
시는 왜 1미터50센티 정도나 되는 옹벽을 설치해야만 했을까.
건설도로과 하천관리 담당자는 ‘어쩔 수 없는’ 형편을 밝혔다. 그는 홍수로 인한 범람피해에 안전한 수위확보가 필요한 사항으로, 하천기본설계기준에 부합하기 위한 ‘여유고’ 옹벽이라고 밝혔다. 이미 조성된 원성천과 천안천이 이같은 옹벽이 없는 것은 당시보다 관련법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그는 “하천바닥도 1미터 가까이 준설해 아래로 파고드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행히 빌라가 있는 쪽과 다른 형편의 남파오거리쪽 건너편은 옹벽을 세우지 않았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현재 일정구간 옹벽을 설치해놓고 있지만, 그 외 구간도 다 설치할 지는 좀 더 검토해보겠다는 대답이다. 또한 옹벽을 설치하더라도 좀 더 미관과 하천과의 소통에 어울리는 아이템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했다.
한때 남파오거리 건너편 삼룡천변 주민이었던 류연왕씨는 “하천정비는 좋지만 차단벽이 위화감을 조성할 뿐 아니라 겨울이면 얼음이 얼고 눈이 녹지 않아 사고위험도 있다”며 “특히 벽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같은 불만을 표출하며, 공식민원으로 천안시에 제기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하천정비사업으로 깨끗한 도심하천과 미관을 얻을 수 있지만, 반면 인접주민들에게는 지금보다 어색하고 답답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