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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시대 천안실상… 신학문·야학 배워

칼럼/ 김성열 천안시 역사문화연구실장

등록일 2011년11월15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민족해방 광복만세를 목이 터져라 소리 높여 외쳐댄 지도 이제 66년이나 됐다. 이제는 감격 보다는 일제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조선왕조, 대한제국, 한민족의 실상을 반추해야 한다.

조선왕조 대한제국이 망할 수밖에 없었고, 우리 한민족이 수난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아야 하고 일제식민지가 되었는지에 대해 우리의 책임을 밝히는 것이 시대적 사명이다. 그저 사악한 일제만 비난하지 말고 역사의 치부를 과감히 드러내고 교훈을 얻으려는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일찍이 개화개명에 눈을 뜬 일본 지도자들은 1860년 사무라이들을 해외로 유학시켜 근대문명화 추진세력들로 육성시켰다. 그리고 1867년 명치천왕은 왕정복고령을 발표하고 명치유신 개화개명시대에 박차를 가했었다. 이때까지 조선왕조와 조선민족은 깜깜한 어둠 속에서 잠자고 있었다.

서양에서는 이미 기관차, 전기, 전화, 자동차, 신무기, 비행기까지 개발하고 식민지 확장을 위한 세력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청일전쟁(1894)에서 청나라가 일본에 패전한 사실은 조선 조정과 조선 백성들에게는 청천벽력같은 변이었다. 청나라를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문명국으로 보고 그 힘을 기대했던 백성들은 방향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조선은 1884 한글을 국문으로 사용하는 칙령을 발표하고 백성들의 눈을 열어 한문으로부터 벗어나게 했다. 1895 소학교, 중학교령을 발표하고 서당과 양반들만이 배울 수 있는 교육을 백성들 모두에게도 신학문을 배울 수 있는 기회와 자유를 선포했다. 1897년 조선 제26대 고종은 대한제국 황제국 자유독립국을 선언하고, 늦게나마 근대화 작업을 시작하는 광무개혁을 단행한다. 전국에 관립소학교가 건립되고 사립학교가 일어났다.

조선 지도자들은 때늦게 발버둥치며 분개하고 개화문명 혁신을 서둘러 일제로부터 벗어나려면 신교육이 우선 착수해야 한다는 뜻을 같이 했다. 신학문을 학교에서 배우고 반상을 타파해야만 우리 조선도 문명한 나라로 될 수 있으며, 왜놈세력을 몰아내고 자유독립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반일구국운동 개화사상을 가진 지도자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아직도 양반들은 서당에서 배웠으나 능력있는 백성들 자제들은 공립학교나 가까운 사립학교에서 신학문을 공부할 수 있었다. 가난한 백성들 자제들을 위한 야학은 신학문을 먼저 배운 이들에 의해 시작됐고 기독교 교회에서는 주일학교, 야학교, 매일학교를 열었다. 한글을 깨우치고 한글 성경을 읽게 해 이스라엘 민족의 해방운동역사와 자주독립정신을 일깨워 줬다. 찬가, 노래, 무용, 춤도 가르쳤다. 서울에서 보내오는 각종 신문, 잡지, 소설 등이 교재가 됐다.

서울서 발행되는 신문과 잡지 등에는 각국 청소년들의 애국적 행동과, 용감한 모험담이며 불의를 응징하는 의협심과 자유평등사상을 고취하는 격렬한 글들이 실려 있었다. 그리고 조선 역사에서 을지문덕, 연개소문, 강감찬, 이순신 장군, 곽재우 등 일대 명장들이 왜적의 침략으로부터 조국을 수호한 불멸의 공적들에 대해 그들의 위대한 공훈을 찬양한 것도 있었다. 그 중에는 천안군수 윤치호 박사가 번역한 동화책 ‘검둥이의 설움’, ‘로빈슨표류기’와 같은 소년소설도 있었다.

양반만 배우는 한문으로 억압받던 백성들은 한글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배움에는 상반이나 빈부, 남녀가 차별없는 세상이 됐다. 한글을 깨우친 백성들은 마을 사랑방에 모여서 옛날 이야기책을 읽고 읽어주는 유일한 오락이 됐다.

춘향전, 심청전, 장화홍련전, 배비장전, 흥부전, 임진록, 장끼전, 허생전, 홍길동전, 삼국지, 수호지, 옥루몽, 구운몽 등 고대소설도 있고 두견성, 치악산, 추월색, 홍도야우지마라 등 신소설도 있었다.

국권을 빼앗긴 백성들은 늦게나마 세계를 알고 자주독립정신에 눈이 떠져가고 있었다. 이미 빼앗긴 들에 봄을 기다리는 36년 세월을 견디어내야 했다.

 

김학수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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