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소속 사회통합위원회(위원장 송석구)가 ‘공생발전, 현장에서 민의를 듣다’ 여덟 번째 행사를 천안에서 가졌다. 전국 시·도별로 민생현안에 대한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기획한 이번 행사는 지난 10일(목) 오후 2시 천안 성정동 축구센터 다목적홀에서 개최했다.
우리나라는 1945년 이후 60년이라는 짧은 기간 대단한 성장과 발전을 이룩해왔다. 하지만 OECD 30개 국가중 4번째로 갈등수준이 높다. 이들 갈등해결을 위해 300조원(총생산의 27%)에 달하는 사회적 비용이 소모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갈등을 넘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인식 속에서 사회통합위원회가 발족했다.
송석구 사회통합위원장은 “이념, 계층, 지역, 세대간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소통의 장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하고 “다양한 의견들은 관계부처의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구조와 제도속에서도 소통창구는 열려있지만 아직 협력하려는 자세나 신뢰가 부족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로 존중하면서 대화하는 소통문화가 일상화돼있는 프랑스를 사례로 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정에서부터 이러한 문화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건전한 소통역량을 높여가고자 애쓰고 있으며 이런 노력들이 우리사회 소통을 활성화하고 일상의 행복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충남지역 현안을 발제한 이상점 당진YMCA 사무총장은 ▶가로림만, 아산만 조력발전소 건설추진에 따른 어민·환경단체 반발 ▶당진군 동부석탄화력발전소 추가설립반대 주민저항 ▶아산 유성기업사태 다시 악화일로 ▶충남 이주노동자 현황과 그 해법에 대해 이야기를 풀었다. 그는 “지난 몇년간 발전소 건설을 둘러싸고 갯벌파괴 반대, 어민생계 보장요구 등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며 또한 “아산 유성기업의 경우 법원 중재안을 노사가 수용했으나 최근 사측이 파업참가자들을 징계하면서 다시 노사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장시간 저임금 근로형태를 띠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부분도 언급했다.
이에 김석원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은 “이주노동자 문제의 경우 다방면의 현황조사를 거쳐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장기적인 대책을 세울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알뜰주유소보단 유류세 인하로”
민의수렴을 위한 질의가 이어졌다.
먼저 최한기 선문대학교 연구원은 “현재 상생협력과 갈등관리에 관한 조례를 지역별로 만들고 있는데 여러모로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천안 같은 경우 70군데 정도가 재개발 구역으로 묶여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전문가 집단이 수렴해서 해결해나갈 창구가 절실하다”고 주문했다.
천안아산소비자시민모임의 신미자씨는 “유가상승에 따른 서민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해 알뜰주유소 등을 도입한다고 하는데, 그러한 정책보다는 원인을 짚는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서민들을 위해 현재 부과되는 과도한 유류세(탄력세율)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소통비서관은 “유가문제 역시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만큼 정책수립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천안발전위원회 이원하씨는 “지난 2005년 천안공업대학과 통합하면서 제3의 교명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립대학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곧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하락된다고 생각한다”며 공주대학교가 교명변경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서만철 공주대학교 총장은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경남대, 경상대, 강릉대, 원주대 등도 교명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2005년 통합당시 행정수도 이름으로의 변경을 염두에 두었으나 사용할 수 없게 됐고, 현재 공주대와 공주교대, 충남대와의 통합도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게 돼 대학 기획처에서 교명재창출 검토를 진행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여성농업인 이동미씨는 “한칠레 FTA체결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다가올 한미 FTA는 이보다 더욱 심각한 피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제도적인 보완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축산업의 경우 사료, 건초가격 상승이 가파른데 원가공개와 함께 비용지원, 지역쿼터할당 재검토 등이 필요하고, 사육두수 확대는 생존을 위한 선택이기에 규제보다는 지도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김 소통비서관은 최근 농민단체들과 지속적인 만남을 진행하고 있음을 밝히며 “FTA 이후 농민정책에 대한 예산도 편성 중으로, 정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최병량 천안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팀장은 불법결혼이민정보업체들로 인한 피해자들이 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 하며 “본국에서 기본교육을 받지 못한 결혼이주여성들을 위해 보육료 지원 등이 아니라 검정고시교육 등을 시켜줘서 자녀양육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권장가 폐지 역효과"
이외에도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다.
신옥희 주부는 “소비자 권장가 폐지 후 지역별로 물품차이가 너무 크다”며 “특히 농촌으로 갈수록 물건값이 오히려 비싸지기도 하는 등 정보활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남산중앙시장은 이선우씨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지원에 감사인사를 한 후 “비가림시설과 주차시설 등 꾸준히 지원해줄 것”을 주문했다.
김복숙 주부는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로 활동하며 여러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관계부처에서 성의있는 답변이나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김 소통비서관은 “생활공감 주부모니터단에서 제안해 준 의견들은 관계부처와의 회의를 통해 충분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류임상씨는 대형마트를 문제삼았다. 류씨는 “전국적으로 대형마트가 필요이상으로 증가했다”며 “마트설립에 대한 규제를 인구에 근거한 규제로 변경하지 않으면 소상공인의 생계는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