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마을 곳곳에 구절초가 지천이다. 벌개미취와 비슷하지만 다르고, 쑥부쟁이와도 닮았지만 다르다. 봄이 진달래·개나리, 산철쭉이 대세라면 가을은 코스모스와 구절초를 연상한다.
아산 음봉면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소동리. 가을철, 이곳 소동3리를 처음 방문객이라면 ‘구절초 마을’로 기억하리라.
소동3구 마을은 두가지 특징을 담고 있다. 40가구의 95%가 천주교를 갖고 있고, 가을철 마을은 구절초로 뒤덮고 있는 것. 소동공소의 역사는 내년 10월 ‘100주년’을 맞는다.
공소는 성당보다 규모가 작아 신부가 파견되지 못한다. 마을주민들은 오래 전 20㎞를 걸어 아산 공세리성당을 다녔다. 그러다 온양성당 둔포성당, 성환성당(8㎞) 등 거리가 가까운 곳으로 옮겼다. 먼 거리를 매주 다닐 수 없기에 한달에 한번 외에는 마을공소에서 미사를 지낸다.
윤주훈(57) 소동공소 회장은 요즘 ‘설레는’ 고민을 달고 산다. 소동공소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확보가 관건. 마을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서 될 일은 아니다.
“역사속에서 100주년의 의미는 뜻깊은 겁니다. 화려하겐 못하겠지만, 모두가 기념하고 즐길 수 있는 행사와 사업을 준비하려 합니다.”
고민 속에 한가지 희망이 싹텄다. 임진강 선교사의 아이템인 ‘구절초 꽃차’를 만들어 팔아보자는 계획이 세워졌고, 2010년 ‘500병’을 팔았다.
올해는 더욱 힘을 내어 ‘1500병’을 만들었다. 구절초 꽃잎이 흐드러지게 피는 10월은 농사일도 바쁜 철. 주민들은 틈나는 대로 마을 곳곳에 핀 구절초를 땄다.
한 병당 ‘3만원’의 상품이 되기까진 무척 고단한 공정을 거쳐야 했다. 따고, 몇 번을 씻고, 쪄서 말렸다. 한병에 대략 220개의 구절초가 담겼다.
웃는 얼굴이 화사한 윤 회장은 그가 가진 충실함과 친절함 만큼 ‘꽃차 판매’에 열의와 책임감을 보이며 홍보에 열심이다.
“따서 건조하는 것으로는 향기까지 담아내기 어렵더군요. 여러 연구를 통해 일정시간 찌는 어려운 방식을 택했죠. 위생문제도 생각해 대여섯번을 씻어냅니다. 물론 재배를 위해 농약을 친다든가 하는 건 일절 없구요. 구절초 효능이 대단하단 걸 아시죠? 호르몬 촉진이라든가 진통·소염작용, 혈압안정, 만성기침감기, 정신적 안정, 냉증치료 등에 좋죠. 가격이 부담될 수도 있는데요. 구절초 한송이면 두세번을 마실 수 있어요. 그리 보면 비싼 건 아니죠. 한병 구입해 보세요. 진짜 좋아요.”
구입문의/ 임진강선교사(010-6419-79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