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연습하는 주부들의 열정이 뜨겁다.
벽옥두예술단(대표 곽상용)이 5일(토) 오후 3시 천안박물관에서 공연을 갖는다. ‘영희엄마! 두드리며 함께 가자’는 주제처럼, 주부들의 난타가 시작된다. 단순히 두드림만의 미학이 아니다. 연극적 요소에 춤까지 곁들인 아마추어들의 즐거운 반란이다. 7개월간의 실험적 배움이 작품발표회 성격을 띠고 대중앞에 모습을 보인다. 그 열성이 자정까지 연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닝겔을 맞으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2주 전부터는 연습이 가능한 밤부터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매달리고 있죠. 다들 잘 해보겠다는 생각 뿐이에요. 멀리 직산에서 오가는 분도 있죠.”
일반인들이 언제 연기를 해보고 난타를 배우고 춤을 춰볼까. 그것도 관객이 있는 무대에서. 평생 한번 찾아올까 하는 기회에 용기를 낸 주부 20명의 의미있는 도전이다.
이번 공연은 벽옥두예술단이 ‘2011 지역사회 문화예술교육 활성화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됐다. 국비와 시비 50%씩 1100만원이 지원됐으며, 주부 2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부터 매주 2시간씩 29회 교육을 마친 상태. 마지막 30번째인 5일은 그동안 배운 모든 것을 공연물로 쏟아내게 됐다.
이들 주부들은 일반주부들과 민족굿패 얼 주부회원들이 섞였다. “처음에는 일반주부들의 참여가 많았어요. 호기심도 많고 해서 한두번 나오셨는데 7개월의 지속적인 교육이 좀 어려웠나 봐요.” 이명숙 지도강사는 “그것이 아쉽다”고 귀띔이다.
하늘꽃을 찾아서
대본연습에 자정이 넘은 줄도 모르는 주부공연단들.
이 공연은 ‘난타로 풀어가는 우리 주부들의 이야기’다. ‘하늘꽃을 찾아서’를 부제로 삼고 있는 작품으로 기획, 연주, 극본, 소재, 과정, 대상, 소품까지 다 그들 스스로 만들었다.
공연내용은 ‘우울증 주부의 치료기’라 할까.
시작은 어느 주부가 엄마로서 하루의 시작과 분주한 아침을 동살풀이 장단과 엎어배기 장단으로 표현해 낸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작은 두드림으로 시작해 격렬하게 맞서는 긴장감을 2연음으로 표현해 낸다.
그러다 영희엄마는 잠시 어린시절을 회상한다. 풍물꾼으로 일생을 사신 친정아버지의 비나리공연과 찾으려던 하늘꽃과 어려운 시절을 사신 어머니. 하늘꽃을 찾아 오시겠다던 아버지의 객사와 상여소리, 그리고 영희엄마의 가슴에서 꿈틀거리는 작은 꽃씨. 친구의 권유로 난타를 배우게 되고 난타를 치며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하늘꽃의 씨앗이 피어나 드디어 하늘꽃을 찾는다.
“아버지! 엄마! 나, 하늘꽃을 찾았어요.”
대단원은 소통과 대동관객과 난타 공연단이 함께 하는 뒷풀이 공연으로 끝마친다. 특별히 곽상용(민족굿패 얼) 대표가 영희엄마의 친정아버지로 등장한다.
“여러 어려움을 풀어가며 만들어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연기 할 줄도 모르고 난타를 칠 줄도 모르던 우리들이 극본을 만들고 연주하고 감정을 실어 연기하고 소품도 만들고 하면서 준비했습니다.” 이명숙 지도강사는 많은 시민들, 특히 우울증이나, 삶의 의미를 생각하는 주부들이 공연장을 찾아오시길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