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청주공항간 전철 직선노선 관철을 위한 범추진위 회의. 추진위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
“포기는 이르다.”
지난 10월26일(수) 오후 2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천안-청주공항전철 직선노선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 제3차회의가 진행됐다. 여기서 홍성현 추진위원장은 “예비타당성 조사가 연기를 거쳐가는 우회노선으로 결정됐지만,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천안시가 주장하는 ‘직선노선’은 천안역에서 출발해 청수, 목천, 병천, 오창산단을 거쳐 청주공항역에 이르는 39.63㎞다. 제3차회의가 열린 26일은 병천을 방문한 2007년 당시 이명박대통령후보에게 건의한 날이기도 하다. 정확히 만 4년이 된 셈이다.
천안시가 직선노선에 목매는 것은 그것이 지역발전을 위한 개발에 호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적선노선의 개발기회를 놓칠 수 없는 천안시로서는 수단과 방법을 떠나 ‘직선노선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
직선노선유치 범시민 10만서명운동은 야심차게 진행했지만 아쉬운 결과를 보여줬다. 네달동안 5만3000명이 서명한 것으로 집계된 것. 읍면동별 서명인수를 인구대비 10%에 맞춰 서명받았지만 정작 가장 수혜지역인 목천읍이 50%가 안되는 등 서명활동이 저조한 것. 추진위는 11월까지 10만명의 서명을 받도록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직선노선도 필요하다’ 논리개발해야
추진위원인 전운기(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은 “우회노선은 이미 결정된 것이고, 되돌릴 수 없다. 그동안 우회냐 직선이냐를 놓고 선택하는 것이었다면, 이젠 직선노선도 필요하다는 새로운 메시지를 담아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홍석현 추진위원장은 직선노선 관철을 위해 “총선과 대선후보에게 공약을 걸도록 이슈화하자”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도 ‘우회노선’이 진행되는 것은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다고 판단한 듯 “거기는 거기대로 가고 우리는 직선노선이 유치되도록 노력하면 된다”고 말했다. 직선노선 관철이 행정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정치적으로 결정되도록 수단을 부리자는 것.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지만, 직선노선을 이끌어내는데 좋은 방법인 점은 대부분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추진위원인 윤광희 충남신문 대표도 “대선이나 총선에서 공약을 거는 후보에게 지역표를 몰아줘야 한다. 직선노선 안해주면 표 받기가 어렵다는 점을 부각해야 한다”고 동조했다.
김무환 국립청소년수련원장은 좀 다른 생각을 내놨다. “이미 직선과 우회노선이 지역감정으로 휩쓸리고 결판이 난 상태로, 대선과 총선에서 후보공약으로 내세우는 것은 안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차라리 천안과 아산, 인근 평택, 안성 등 주변지역에서 직선노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논리를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직선노선과 우회노선을 선택하는 문제로 오랜 시간을 끌어온 천안-청주공항간 전철노선이 이제 ‘우회노선’으로 결정됐음에도 천안시는 새로운 싸움을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직선노선’도 필요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든, 정치적 수단으로 성사시키든 하겠다는 것.
김진만 천안시 경전철팀장은 “그간 관 주도로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점을 밝히며 “직선노선 유치로 지역이 활성화되도록 유치추진위에 내년 3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해놓고 있다.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시행정의 적극적 협조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부가 우회노선과 함께 직선노선을 시급한 사업으로 택하기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