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태조 왕건은 천안부를 건도(建都)한 자랑스러운 역사인물이다. 지명 천안은 고려국 시조 왕건 왕의 건국 건도 의지를 표현한 지명이다. 왕건 왕은 고려 국호를 선포(AD933년)하기 전까지는 연호(年號)를 천수(天授)로 정했다.
천수(天授)란 하늘이 왕건 주군에게 내려 준 천명(天命)이라는 뜻이겠다. 천수는 고려국 창업의 역사적 소명이고 三韓(삼한) 후삼국통일 성업의 시대적 사명이었다. 그리고 대고려국(大高麗國) 왕제위(王帝位)를 왕건에게 내려주심을 확신함이다.
태봉(泰封)을 국호로 궁예가 주군이 되었을 때는 AD914~AD918이다. 왕건은 후고구려 “천수” 연호를 궁예가 죽은 후 AD918부터 사용했다. 천안부(天安府)란 지명으로 건도한 해는 AD930년 이라하면 12년 동안 견훤백제(후백제)와 힘겨루기가 팽팽했다. 신라와 후백제를 제압해야만 하는 전략전술이 절박하였다. 三韓(삼한) 후삼국통일 성업을 이룩하려는 염원은 왕건의 평소 신앙을 바탕으로 하여 백성들의 민심 성향을 파악하고 방향을 정하게 됐다.
왕건은 신라, 견훤 백제, 태봉국의 국시였던 시대의 대중불교 미륵신앙과 도선국사의 풍수지리사상을 국시로 하였다. 왕건은 백성들에게 깊고 넓게 전파되어 있는 대중 신앙인 미륵부처가 제도(濟度)하는 도솔천 세상 도래와 산천(山川)의 비보설인 풍수지리를 정책 기조로 삼았다고 보여진다.
오룡쟁주(五龍爭珠) 지형국(地形局)
신라말 도선국사(道詵國師)의 풍수지리학은 산천비보설(山川裨補說)에 근거한 학문이다. 산천비보란 나라 안에 있는 산천의 쇠한 기운을 보익(補益)하여 국가의 기업(基業)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도선국사는 지형이나 지세는 국가나 개인의 길흉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땅에도 쇠약함과 융성함, 순조로움과 어긋남이 있기 마련이라 했다. 풍수지리학은 지형지세(地形地勢)를 사물의 모양에 빗대어 설명한다. 땅 모양이 특정한 사물과 비슷하면 그 사물과 비슷한 성정(性情)을 드러낸다는 유비론(類比論)적 관념이다.
특정한 형국(形局)의 이름을 갖는 땅은 그 모습이 실제로 그와 비슷해서 그 이름을 갖기도 하지만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예언적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형국으로 상념(想念)하고 그렇게 되도록 기억하고 노력하느냐 여부인 것이다.
풍수(風水)란 흐르는 물과 바람으로 인해 변화하는 땅과 그 땅위에 살아가는 사람들과 관계된 관계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산수의 지형국에 따라 당연히 그 땅위에 사는 사람들의 의식이나 생활 인생도 변하게 마련이라 한다. 그 땅에서 사는 사람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려면 시대마다 나라마다 새로운 형국이 필요하다. 세상의 변화에 대처하는 방법론이자 이데올로기이다.
풍수지형인 오룡쟁주형상을 상념(想念 ;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으로 삼아 기원하면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왕자산(王字山) 위에 올라 동서남북을 불러보니 다섯용이 여의주를 서로 차지하려 다투는 오룡쟁주(五龍爭珠) 지형국(地形局) 이었다.
모든 소원을 뜻대로 이루어지게 해준다는 신기한 구슬인 여의주(如意珠)를 앞에 놓고 동서남북 중앙 오방 용들이 희롱하는 형국이라는 술사의 말이었다.
동은 청룡, 서는 백룡, 남은 적룡, 북은 흑룡, 중앙은 황룡 다섯 용들이 서로 여의주를 차지하고 하늘을 향해 오르려는 형승(形勝)으로 보았다. 여의주만 차지하면 금세 하늘로 올라 갈 지세였다. 이는 곧 도솔 고을 땅을 차지하고, 건도하고, 천군(天軍)을 훈련하는 군주가 천하를 크게 힘들이지 않고 장악(掌握)할 수 있다 하였다.
왕건은 도솔 땅이라 전해오는 목천(대목악), 직산(사산), 탕정(아산)을 떼어 천안부(天安府)를 건도하고 후백제를 제압할 천군을 양병하였다. 드디어 AD936에 선산부근 전투에 이어 연산근처 전투에서 차례로 후백제군을 격퇴하고 후백제 신검의 항복을 받았다. 그리고 신라는 스스로 항복해 왔다. 왕건 왕이 삼한을 통일하여 성업할 수 있는 형승(形勝)임에 틀림없다.
天授(천수) 平安喜樂(평안희락)
왕건 왕은 미륵부처가 제도(濟度)하는 극락세상 도솔천 신앙을 백성들에게 강조하고 제시하였다고 본다. 삼국시대 불교의 세계관은 미륵보살이 계신 곳을 도솔천이라 했다. 천상(天上)의 네 번째 하늘나라가 도솔천이다. 도솔천 상생의 소원과 미륵불의 하생 후 근심 걱정 없는 안락(安樂)한 안락정토(安樂淨土)의 실현을 바라는 미륵신앙이다. 대중 불교인 미륵보살 도솔천 신앙은 이 시대의 상념(想念)이었다. 도솔천에 계신 미륵보살이 성불하여 미륵부처로 이 땅에 내려와서 도솔천국을 이루어 민생을 구제한다는 것이다.
고구려의 정체성을 전수하려는 역사정신을 웅지로 품은 후고구려 군주 왕건은 하늘의 뜻으로 소명을 받았다고 믿었다. 하늘이 내려 준(天授) 왕업을 받았고 시대적 사명으로 확신했다. 우리고을은 오랜 역사 동안 맹주 없는 국경접경지로 전란과 시국이 불안정해 희망이 없는 불모지 땅이었다. 그런데 하늘이 내려 준 천안(天安)지명으로 왕건의 역사적인 꿈을(AD936) 심었고 뜻을 이루었다.
이 땅에서 살아 온 백성들이 오랫동안 염원한 미륵부처님이 제도하는 도솔천 평안세상으로 천안지명을 받은 것이다. 천안지명은 하늘이 내려 준 이름이고 백성들이 오랜 동안 상념해온 이름이었다. 그리고 천안지명은 역사적 소명의 지명이고, 시대적인 사명을 받은 거룩한 지명이다.
자전(字典)에 천(天) 字를 두 가지로 풀어 놓았다. 하나는 一 字와 大 字를 합친 자인데 사람(大)의 머리위에 있는 공간(一)인 더할 나위 없는 하늘을 뜻한 자라 했고, 또 하나는 二(上) 字와 人 字의 어울림으로 높은(二) 인격 신(神)을 뜻한 글자라 했다. 천안은 더 이상 없는 天 字와 평안(平安)한 곳의 뜻이 담긴 지명으로 자랑스럽다. 하늘이 내려 주는 평안을 누리는 곳이다. 천안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하나같이 하늘의 뜻을 받들어 하늘이 주시는 축복을 받아 넘치는 기쁨(喜樂)을 누리며 더불어 함께 흥이 나는 천안시를 창조해야 한다.
시민 삶의 질 세계100대 도시 천안을 창조할 시대적 책임정신을 발흥해야 한다. 천안지명에 대한 책임감이 투철한 시민의식이 천안의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