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주거지역의 거리 쓰레기집하장은 악취와 미관문제로 골칫거리다. 아파트는 자체 관리로 문제가 없지만, 통제가 없는 일반 빌라나 주택들은 쓰레기에 관한한 무법천지.
“그곳들의 종량제쓰레기 이용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60%가 종량제가 아닌 비닐봉투에 담아 버리고 있습니다. 단속을 해도 그때 뿐이에요.” 최병호 청소과장의 인상이 구겨진다. “대책이란 게 뭐 있겠습니까. 쓰레기를 버리는 주민들의 의식이 성장해야 하는데, 당장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참 힘든 일입니다.”
특히 신흥주거지역이나 안서동 학원가 등 원룸촌 밀집지역은 쓰레기 배출이 더욱 엉망이다. 원룸의 주거특성상 배출시간도 불규칙해 보통 수거시간 이후에 배출되는 양도 많다.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원룸촌 쓰레기수거’ 사업이 2012년 2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다. 청소과는 이들 원룸 1560동 중 5톤 차량통행이 가능한 지역을 찾아 300개소에 생활폐기물 수거함과 음식물 수거용기를 설치하기로 한 것. 청소과는 이에 들어가는 사업비를 대략 1억650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성정·두정·안서동 원룸 밀집지역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쳤다. 지난 10월부터는 안서동 학원가 주변 110개소를 먼저 시범설치해 운영·추진키로 했다.
“수거함을 통해 원룸촌 배출체계에 조금은 개선이 되겠죠. 여름철 악취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과연 수거함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거리 쓰레기배출장소에 내놓을 때는 주변눈치를 보기도 하지만, 밀폐된 쓰레기수거함은 더욱 불량한 상태로 내놓기가 쉽기 때문이다.
이미 타지역에서는 거리 쓰레기집하장에 수거함을 설치해 운영한 곳들이 많다. 하지만 분리수거도 안되고, 종량제봉투도 쓰지 않는 등 여러 문제를 발생시켰다. 천안시도 한때 수거함 설치를 검토했지만 이같은 문제로 아직 수거함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
“원룸촌쪽은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을 만큼 안좋습니다. 그래서 시도해보려 합니다. 수거함 운영이 오히려 현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청소과는 위험한 도전을 해보기로 하고, 최근 내년 시책구상보고회에서 이같은 사업을 발표했다. 주민의식이 높은 곳을 시범삼아 수거함을 설치해도 어려운데, 가장 낮은 의식수준에 있는 원룸촌에 수거함이 어떤 역할을 해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