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도는 겉모양새가 복숭아 같이 생겼다하여 중국에서도 북방의 이(夷) 민족인 오랑캐(胡)의 복숭아(挑)로 알려져 왔다. 호도(胡桃)는 호두나무, 학명은 오리엔탈리스(Orientalis)의 열매이다.
페르시아에서 처음 재배된 호두나무는 서양인들에게 오랜 신목(神木)이었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들의 제우스신을 위해 호두를 바쳤고 그리스를 정복한 로마인들도 쥬피터신의 열매로 호두를 인정했다고 한다.
북유럽에서는 만성절(萬聖節 All Saint's Day)에 호두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점치는 풍속이 전해 온다. 사랑하는 이름을 마음속으로 외우면서 호두를 모닥불에 던져 불길에 터지고 깨지는 정도에 따라 사랑을 점쳤다고 한다.
호두는 인간의 알쏭달쏭한 좀처럼 알아내기 어려운 마음에 대한 비유로 사람의 속내를 겹겹이 가려져 알 수 없는 인간의 마음 같다고 보았다. 호두의 겉껍질은 녹색이다. 열매를 가지에서 떼어 내면 녹색 겉껍질은 썩어진다. 썩어진 겉껍질을 발라내면 갈색의 호도 알맹이가 드러난다. 그리고 엷은 속살 껍질 켜를 다시 벗겨야 속살이 나온다.
불교에서는 호두 열매의 두 겹의 껍질과 속살은 한민족에게 삼재(三才)로 천지인(天地人)이라고 보았다. 외과피는 하늘, 내과피는 땅, 과육은 사람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껍질로 겹겹이 쌓인 호두를 우주 사이에 존재하는 만물을 일러 우주철학으로까지 연결시키고 있다. 호두를 한입에 깨물어 먹는 꿈을 꾸면 하는 일 마다 순조롭게 이루어져서 좋은 성과를 얻게 될 징조라든가 호두 꿈을 구면 대체로 걸출한 아들을 낳는 다는 태몽 길몽으로 전해 온다.
전통 혼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 편지와 채단을 넣은 함(상자) 속에 고추와 호두를 넣는 풍속이 전해온다. 고추와 호두는 남성을 상징하며 번영을 기원하는 비유 표현이라 한다.
중세 유럽에서 호두는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했다. 딱딱한 껍질은 예수님의 인성을 의미하고 고소한 알맹이 속살은 예수님의 신성을 의미했다. 그리고 알맹이 사이의 십자가 모양은 예수님의 대속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호두는 딱딱한 껍질을 깨야만 그 안에 있는 고소한 알맹이를 먹을 수 있다. 껍질을 깨는 것은 예수님께서 인류의 모든 죄를 짊어진 자신의 육신(인성)을 십자가에서 깨뜨리시고 피를 흘리심으로 사망 권세를 무너뜨린 것을 의미한다. 또 안의 알맹이는 인간이 자신들의 굳어진 마음을 깨뜨리고 가슴을 활짝 열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생명의 말씀을 의미한다.
십자가 띠 모양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이 우리를 구원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호두를 보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인성과 신성 십자가의 의미를 설명하려 했던 중세 사람들의 지혜가 있다.
천안의 명물 광덕호도는 천안 광덕의 토양과 기후, 환경 그리고 광덕사람들의 정서를 머금고, 오늘 천안 사람들의 시대정신으로 승화되고 있다.
천안명물 호도는 호두열매, 호두과자라고 일컫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