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흥타령춤축제 2011 거리퍼레이드 한 장면.
천안흥타령춤축제가 지난 9월29일부터 10월3일까지 5일간 치러졌다. 문화관광부 최우수 문화관광축제로 지정받은 천안흥타령춤축제는 올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까지 욕심내고 있다.
이번 춤축제는 28일 열린 축하음악회때만 해도 기대 이상의 시민들이 찾아 성공개최가 눈에 보였다. 하지만 다음날인 29일 비가 오고 가을추위까지 몰려들면서 더 이상 장담할 수 없는 축제가 돼버렸다.
종합축제속의 춤경연?
천안흥타령춤축제 2011 개막식.
천안흥타령춤축제의 주메뉴를 찾는다면 단연 ‘춤경연’이다. 흥타령축제는 춤축제이면서도 ‘경연’을 형식으로 택했다. 노래를 주제로 하면서도 경연을 택한 화제의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라는 방송처럼 천안시는 일찍부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춤축제이되, 경연이라는 긴장감과 스토리를 세운 것이다.
올해도 축제의 백미인 춤경연은 215개팀에서 5000여명이 참여했다. 장소는 삼거리공원, 아라리오광장, 종합운동장 3군데로 나눴고 일반부를 비롯해 흥타령부, 학생부, 실버부 4개부문으로 나눠 경연을 펼쳤다.
많은 사람들이 주무대인 삼거리공원을 찾았다. 천안에서 연중 많은 공연·축제가 펼쳐지지만 3억원을 넘기는 것이 없는 반면 흥타령춤축제는 20여억원이 드는 대형공연축제로 시민들의 관심도 남다르다.
하지만 ‘춤’이라는 좋은 구성을 갖췄음에도 춤경연이 이뤄지는 삼거리공원 주무대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은 아쉬움을 던져준다. 낮시간대는 물론이고 밤시간대에도 주무대의 관객층은 1000여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놓여진 의자의 삼분지 일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 게다가 5000여명에 이르는 공연선수단들을 제외하면 순수관람객은 더욱 적다.
삼거리공원을 찾는 시민들은 공연장에 잠시 머물 뿐, 대부분 농특산물한마당이나 먹거리장터쪽으로 이동한다. 삼거리공원 곳곳에서 치러지는 공연·체험행사들, 이를테면 흥타령풍물난장이나 와이너리를 둘러보는 것으로 관람일정을 채웠다. e-스포츠에는 마니아층의 공간이기도 했다.
흥타령축제의 주인격은 ‘춤경연’이지만, 오히려 외면받는 듯한 인상은 예·본선 춤경연에 있어 천안시가 좀 더 재미와 흥미요소를 부각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거퍼 ‘야간에 보는 색다른 세상’
거리퍼레이드는 예년보다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 주간 퍼레이드가 없어진 것은 아쉽지만 야간 퍼레이드가 시민들을 거리로 불러세웠다. 특히 올해는 터미널 앞 도로변에 무대를 설치하고 819석의 객석을 준비했다. 이로 인해 관람객들이 더욱 편안하게 무대공연을 즐겼다.
9월30일과 10월1일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된 거리퍼레이드는 천안제일고를 출발해 천안역-복자여고-신세계백화점에 이르는 2.2㎞ 구간을 잡았다. 52개팀에 2400명이 참가한 거리퍼레이드는 기수단과 경찰악대, 미8군군악대, 시립무용단 등과 함께 브라질, 중국 문등시, 필리핀, 이탈리아 등 외국인팀이 화려한 행렬을 이뤘다.
춤한마당 공연은 김안과(버들6거리), 천안역앞, 복자여고, 고려학원, 랜드마크타워, 신세계백화점앞 등 6곳에서 펼쳐졌다. 특히 주무대가 설치된 신세계백화점 앞은 거리퍼레이드 공연을 보러 나온 시민들로 둘러쌓였다. 성무용 천안시장의 춤추는 모습도 볼 수 있는 거리퍼레이드는 시민들에게 1년중 가장 인상적인 공연으로 자리잡고 있다.
천안시는 올해 거리퍼레이드를 ‘야간만 2회’라는 특색을 갖췄다. 야간이 더 감성적이고 집중적인 거리퍼레이드의 매력을 발산할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빛나는 조연은 ‘자원봉사자’
천안흥타령춤축제를 빛낸 것은 ‘춤경연’이지만 보이지 않는 봉사손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올해는 비도 오고 스산한 가을추위가 빨리 찾아와 고생이 컸다. 하루종일 수많은 차량들의 왕래를 안내하고 통제하는 손길도 있었고, 청결한 축제장 유지를 위해 분주한 청소봉사가 있었다.
축제기간 활동한 자원봉사자는 통역 14명, 안내소 운영 20명, 급수봉사 20명, 화장실 관리 20명, 교통안내 100명, 행사지원 15명, 셔틀버스안내 11명 등 200명에 이른다. 이들 외에도 지역의 봉사단체와 대학생,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참여를 신청한 일반시민 등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이들은 매일 가장 일찍 축제장을 나와 가장 늦게까지 남아 축제의 원활한 운영을 뒷받침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궂은 일을 처리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가 흥타령춤축제를 성공축제로 이끌고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