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문화재단 설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순환보직에 따른 전문성 확보 한계, 총액인건비 제도 하에서 규정에 맞는 인력확보 어려움, 민간 전문기법 도입을 통한 지역문화예술 활성화 등의 문제를 풀기 위해 천안시는 ‘문화재단’이란 해법을 내놨다. 60만 대도시의 천안이 이젠 문화예술부문의 질적향상과 적극적인 시민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시책의 구심체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이에 문화재단을 통해 다양한 문화예술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문화예술기반을 성장시키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것.
김영태 천안시 문화예술팀장은 “문화재단이 문화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한 전문적 매개체 역할을 함으로써 천안시민의 독창적인 지역문화예술 창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화재단이 지역문화예술의 ‘매개체’가 되면 무엇이 변할까.
우선 문화예술단체들이 안정적인 문화예술 콘텐츠 창작여건을 확보해 지역문화예술 활동을 제고할 수 있다. 지역주민은 이들 문화재단과 지역문화예술단체의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공급받아 삶의 질을 높이고 맞춤형 문화예술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문화재단 공청회에는 관계자`시민 등 80여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문화재단 ‘3단계 프로젝트’ 진행
문화재단의 이사장은 ‘천안시장’이 되며, 이사회는 비상임 체제로 운영된다. 시는 재정여건상 3단계로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1단계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로, 사무국장과 2팀(경영지원팀·문화사업팀) 7명 내외로 구성한다.
5명이 업무를 보는 경영지원팀은 인사, 총무, 회계, 기획, 기금운용, 이사회 운영, 홍보, 문화정책개발 및 조사연구 등의 일을 한다. 2명의 문화사업팀은 국가 또는 시 위탁사업에 대한 계획수립과 사업시행, 자체 문화예술사업 구상 및 시행 등의 업무를 맡는다.
2단계(2014년~2016년)는 이사장에 외부인사를 영입할 수도 있다. 조직은 2팀17명이 늘어나, 사무국장에 4팀 24명 내외로 재구성한다.
경영지원팀(3명)은 총무, 인사, 회계, 이사회 운영을 맡고 문화사업팀(5명)은 위탁사업, 대관, 기획공연, 공연유치 등에 힘쓴다. 정책기획팀(5명)은 홍보마케팅, 간행물 제작, 기금관리, 문화정책개발, 조사연구, 국제교류, 문화네트워크사업 등에 손대고, 시설관리팀(11명)은 봉서홀, 시민회관, 문예회관, 천안예술의전당(무대기계·조명·음향관리) 운영, 공연지원 등의 업무를 본다.
마지막 3단계는 2017년 이후로 계획했으며, 조직기구는 교육지원팀(4명)이 추가된다. 이들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운영, 지역 내 문화예술관련 단체 지원 등의 업무를 맡는다.
이같은 문화재단을 운영하기 위해 시는 2020년까지 4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재 기금적립액은 7억5000만원으로, 천안시는 매년 일정금액을 지원하고 관내 기업체, 출향인사, 독지가 등 기금모금활동을 전개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문화재단 자체 수익사업 모델도 개발해 운용할 예정이다.
문화재단 설립과 관련해 윤경섭 문화관광과장은 “기존 문화예술환경의 한계를 극복해 지역주민의 다양한 문화예술 욕구에 부응하고자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질문 없는 공청회 ‘문제될 건 없나?’
지난 16일(금) 오후 3시 천안시청 대회의실에서 ‘문화재단 공청회’가 있었다. 관계자 및 시민 80명 정도가 참석한 공청회는 방청석의 질문이 적어 40분만에 끝났다.
윤성희 천안예총 회장은 1단계에서 경영지원팀은 5명인데 반해 문화사업팀은 2명뿐인 점을 지적했다. 이에 정형교 주민생활지원국장은 인건비 등 문제로 1단계에서 인원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다는 점을 밝히며 “문화사업팀에 현재 시 문화관광과 문화예술팀원들을 보태면 적지 않다”고 해명했다.
윤 회장은 덧붙여 “현재 천안문화원에 들어설 문화재단은 성정1동 주민센터도 함께 사용하게 됨으로써 공간협소가 예상된다”며 “성정1동이 빠지고, 대신 관내 예술동아리의 열악한 형편을 감안, 연습공간으로 지원하는 것은 어떻냐”고 질문했다.
정 국장은 “공간 자체는 부족하지만 최대한 있는 공간을 활용할 생각이다. 내년 6월이면 천안예술의전당이 완공·운영될 예정으로 시립예술단들을 옮길 것이다. 그러면 여러 공간이 생기고, 시민활동이 검증된 단체라든가 공익성 있는 단체가 추천하면 그들의 공간마련에 힘쓰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윤경섭 문화관광과장도 “재단 구성원이 30명이지만, 가급적 최소인원으로 운영할 생각이며, 무대조명 등 시설인력은 예술의전당 쪽에서 생활하므로 실제 사무실 인원은 15명 내외 뿐이다”고 부연설명했다.
정 국장은 끝으로 “전국의 문화재단이 운영되는 걸 살펴보면 지자체가 평균 85%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며 “천안시도 기업 후원 등을 빼면 60% 정도는 직접 지원해야 하는 형편”임을 강조하며 문화재단이 돈버는 사업이 아님을 역설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