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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불결하게 하는 것들

도심 곳곳에 도사린 불법과 무질서… 공공의식 부재 탓?

등록일 2011년08월30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도심의 거리가 깨끗해지기 위해서 시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시행정의 단속이 부실해서 그렇다는 사람들도 있고, 그 이전에 시민들의 ‘의식부재’의 문제를 들먹이는 시각도 있다.

거리를 어지럽히는 만큼 시민들이 낸 세금은 이를 청소하고 깨끗이 하는데 쓰여진다. 멀쩡한 인도를 뒤집는 것이 예산낭비의 전형이라 지적하지만, 실상 거리미관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낭비라고 보지 않는다. 기본질서만 잘 지켜도 우리 삶이 한결 편해질 텐데 ‘그걸’ 모른다.



전봇대에 전단지… 잘 만 붙네

천안 도심 곳곳에 세워있는 전봇대는 전기공급 외의 기능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전단지 등을 붙이기가 쉽다는 것. 홍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봇대는 달콤한 유혹이다. 시는 거리미관을 헤친다는 이유로 ‘불법’으로 간주해 단속하고 있지만 방대한 지역을 관리하기는 쉽지 않은 일.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접착성분을 없애 붙여지지 않는 것을 덧입히는 방법이었다. 시는 예산을 확보해 시내 주요도로나 골목마다 이같은 작업을 거쳐 ‘완벽차단’을 노렸다. 하지만 그같은 노력이 여지없이 깨졌다. 접착테이프가 더욱 강력해졌는지, 아님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떨어졌는지 ‘접착테이프’는 전봇대에 다닥다닥 잘만 붙어있다.



일수대출명함… 기승

거리를 지저분하게 만드는 것은 여럿 있으나 그중 ‘명함’과 ‘전단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특히 명함은 대부분이 성매매를 조장하는 것과 사채 쓰라는 일수대출이 99%을 차지한다.

일수매출 명함은 대부분 한가지 방식으로 뿌려진다. 작은 오토바이에 마스크나 두건을 두르고 선그라스를 낀 채 골목골목을 누빈다. 그들에겐 간단하면서도 섬세한 기술이 필요하다. 명함을 손가락에 끼고 튕겨내는 방식으로 정확히 가게 문 앞에 떨어뜨린다. 30여m를 날아 현관문 앞에 떨어뜨리는 기술이 환상적이다.

지난 25일(목) 신부동 골목. 10평 남짓한 가게 앞에 낙엽처럼 뒹구는 일수매출명함의 숫자를 세어보니 9장. 옆 가게도 8장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때늦게 나온 음식물쓰레기 ‘민폐’

성정동 어느 골목. 제 때 내놓지 못한 음식물쓰레기가 행인들 눈에 거슬린다. 음식물쓰레기는 건조하지 않아 물기가 가득했으며, 악취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아마도 음식물쓰레기는 하루종일 사람들 눈에 띄며, 고약한 냄새를 풍길 것이다. 출근길 복장의 한 여성이 힐끗 쳐다보고 간다. 불쾌한 표정이다.

그 옆에는 헌 소파나 가구들이 행정스티커가 붙여있지 않은 채로 나와 있다. 주인이 몰래 내버린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버린 것이 아니라면 언제 치워질지 모른다. 주민들이 몇 번이고 치워달라 민원제기하든가, 해당 동주민센터 등이 거리 대청소를 실시할 때에야 정리될 것이다. 그때가지는 지저분한 미관으로, 오가는 행인들의 이맛살을 찌뿌리게 만들 것이다.

 



또아리 튼 변형현수막?

거리의 불법현수막은 시행정에서도 골치아픈 업무다. 단속을 하고 현수막을 떼어내도 다음날 가보면 또 붙여있다. 주공5단지 앞 도로 인근. 한 전봇대에 매달려 있는 것은 불법현수막이었다. 하지만 매달린 폼이 다르다. 이 현수막은 넝쿨이 나무를 휘감고 또아리 틀어 올라가듯, 전봇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 이는 누군가 현수막의 매달린 윗자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너플거릴 것을 우려해 감아놓은 것으로 보인다. 아님 또다시 쓰려고 그같은 방식으로 정리해 놓았거나. 문제는 어떤 해석을 하든 불법현수막이 거리를 어지럽히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무데나 버리는, 나쁜 버릇

거리에 쓰레기통이 없어서 그런가?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행인들이 있다. 아직도 ‘옛날 버릇’ 못고치나 보다. 차를 모는 운전자가 담배를 피다 끄지도 않은 채 튕겨 버리는 것은 예사다. 길거리는 온통 과자봉지부터 껌종이와 껌, 아이스크림 떼어낸 조각 등으로 몸살을 앓는다.

어느 담장. 누군가에 의해 반쯤 먹은 커피가 놓여있다. 5분여를 기다려도 커피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잠깐 다녀와서 다시 먹으려고 놓았다 깜박 잊은 것인지, 커피가 남아있어 땅바닥에 툭 버리기가 아쉬웠음인지 길가 담장 위에 앙증맞게 놓여있다.

시행정이 거리 곳곳에 쓰레기통을 설치했어도 그랬을까 의문이다. 좋게 생각하면 ‘버릴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아도 좀 꺼림칙한 공공의식이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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