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봉투를 뜯어내고 맛있게 냠냠.
<주인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몰래 음식을 훔쳐먹는 고양이.>
‘도둑고양이’의 사전적 풀이는 이렇다. <고양이속에 속하는 포유동물로…> 설명되는 ‘고양이’ 하고는 차이가 크다. 도심지에 도둑고양이가 극성을 부리는 것은 아무래도 먹을거리가 많아서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먹잇감이 많으면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생태계 생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거리의 음식물을 노리는 도둑고양이는 집고양이라도 아니지만 야생고양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야생고양이는 우리가 흔히 ‘산고양이’라고 부르는 살쾡이(또는 삵)가 더 가깝다. 삵쾡이는 발톱이 날카롭고 밤에 활동하며 꿩·다람쥐·물고기·닭 따위를 잡아먹는다. 산림 지대의 계곡과 암석층 가까운 곳에 산다. 그래서 도심지에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를 ‘도둑고양이’로 부른다.
인기척을 느낀 고양이가 주위를 경계하며 서서히 사라졌다.
지난 24일(수) 신부동에 위치한 한 건물 옆 음식물쓰레기 집하장. 오전 10시가 넘어설 무렵인데도 음식물쓰레기가 가득 쌓여있었다. 그곳을 지나다 우연히 도둑고양이 한 마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작은 몸집의 고양이는 아직 새끼티를 벗어나지 못한 듯. 음식물쓰레기 봉투에 연신 고개를 들이밀고 짭짭거리는 것이 식사중에 있어 보였다. 쓰레기더미에 있는 고양이는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5분여쯤 지났을까. 누군가 쳐다보고 있음을 의식했는지 고개를 들고 경계하는 듯 하더니 슬금슬금 사라졌다. 생김새가 곱상한 것이 태생부터 도둑고양이가 아닌 ‘애완묘(집고양이)’였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가 있던 자리를 살펴보니 역시나 음식물쓰레기봉투가 찢겨져 내용물이 약간 흘러나와 있었다. 한 국자 흘린 정도의 침출수도 바닥에 흘렀다.
집고양이로만 사랑받고 크던 고양이가 사람들의 무관심과 방치로 거리를 헤맨지 오래. 이젠 도심지에서 어엿하게 ‘독립’해 살고 있다. 하지만 공생관계로 보긴 어딘지 찜찜한 관계. 사람들은 음식물쓰레기를 뜯어 악취와 불결함을 주는 도둑고양이를 ‘유해동물’로 여기며, 최근에는 축출하는 방법을 모색중이다. 일부는 포획돼 안락사하거나 새끼를 못낳게 하는 시술 등을 하고 있다.
도둑고양이의 도심증가를 막는 방법중 하나는 음식물쓰레기봉투를 전용용기통 등에 담아 먹잇감 자체를 차단하는 것. 먹잇감이 줄어들면 개체증가는 줄어들 것이며, 포획해 집고양이로 환경을 전환해주거나 일정 관리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