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목) 병원에서 나오는 이건배(차령농산 대표)씨를 만났다. 얼굴 한쪽이 벌겋고, 생채기처럼 보이는 흔적이 서너군데…, “얼굴이 왜 그렇습니까” 묻자 “건강이 좋지 않아요” 한다.
천안 목천읍 소사리에서 상황버섯을 재배한지 15년.
“내가 천안에서 최곱니다” 자랑하던 이씨가 중국(길림성·흑룡강성)에 판로를 개척하게 됐다며 좋아하던 때가 지난해. 몇개월만에 만난 그는 “건강도 좋지 않고 해서 잘 안됐습니다” 하고 내뱉는다.
2년 전 뇌경색으로 쓰러진 적 있는 그가 이후로도 하루에 담배 3갑, 소주 2병 정도를 마셨으니 몸이 축날 만도 하다. “다신 입에 대지 말아야지.” 요즘 다시 중국 북경에서 손짓을 보내오고 있지만, 제일 먼저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좋은 소식을 전해준다며 만난 이날, 그는 ‘농공상융합형중소기업’에 선정됐다고 했다.
‘어, 무슨 융합 어쩌고…’ 낯선 용어였다.
얘기를 들어본즉, 지난 2010년 7월 제6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농림수산식품부가 ‘농공상융합형중소기업 육성전략’을 확정한 것으로, 폐기되는 농수산물을 활용한 신제품 기업을 선정해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차령농산도 ‘전통주육성사업’을 전방에 내놓고 기다린 바, 전국 113개가 신청한 속에서 65개 선정기업에 포함됐다.
“이번에 선정된 기업체는 충남에선 8개, 천안에선 나 말고도 한 업체가 더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차령농산에서 천안특산주인 상황주와 상황막걸리를 개발해 상품화해놓고 있지 않습니까. 이번 지원으로 좀 더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습니다.”
선정된 중소기업에 대해 농식품부는 시설과 설비 현대화 자금으로 50억원(5년거치 5년상환)과 운영자금 5억원(2년거치 3년상환)을 저리 융자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식품기업 인증 컨설팅이나 수출, 식품엑스포 참가 등 경쟁력 강화와 경영안정을 위해 농산물 원료구매자금, R&D, 경영 컨설팅 등 농식품부와 중기청의 다양한 정책지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2012년까지 우수농공상융합형 중소기업 300개를 발굴·육성해 농어업이 2차·3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우리 차령농산에 필요한 건 함께 해나갈 사업파트너입니다. 서로 신뢰하고 성공목표를 향해 함께 땀흘리고 뛸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죠. 가급적이면 자기자본을 갖고 투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봅니다. 공동운명체란 사명감을 갖고 함께 성공신화를 써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씨의 각오는 남다르다. “농촌이 다 어렵습니다. 이럴때 이같은 좋은 지원정책이 성공하면, 나 외에도 많은 농가들이 힘을 내서 제2, 제3의 성공사업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이유로 제 어깨가 더욱 무겁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는 충남도나 천안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주길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