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이 지난 17일 ‘통합’을 합의했다. 통합대표로는 국민중심연합 심대평 대표가 추대될 전망이다. 이들은 17일 ‘심 대표의 당대표 추대는 선진당이 제안했고 국중련이 수락했다’고 밝혔다. 스스로 ‘양당의 이념과 정강정책에 실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당명, 지도체제, 공천 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의견을 모으고, 통합선언을 하기로 했다. 자유선진당 대표로 있던 심대평 대표가 당시 이회창 총재의 독선운영을 비판하며 뛰쳐나와 국민중심연합을 세운지 2년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같은 통합움직임은 위기의식과 함께 이미 예견돼 있었다. 지난 5월 당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심대평 대표의 탈당으로 야기된 분열상황이 자기 책임임을 밝힌 바 있다. 심 대표가 돌아올 수 있는 명분을 열어준 것이다. 이번 통합으로 이회창 전 대표도 행보가 뚜렷해졌다. 통합신당으로 충청권의 세를 규합하고, 차기 대선출마로 마지막 정치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청사진이 마련된 것이다.
한편 선진당과 국중련의 통합에 대해 지난 18일 민주당 충남도당은 ‘정치적 퇴보’로 간주하며 성명을 냈다.
민주당은 ‘이번 통합에 일각에서는 충청권 정치판도가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관심을 보이는데, 현상에 집중하기 보다는 왜 통합을 선택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래 하나의 선진당이었을 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고 지적한 민주당은 ‘도로 선진당이 되는 것이며, 지역을 위해서도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정당실험은 실패했으며, 특정지역을 볼모로 하는 태생적 한계를 넘지 못했다. 위기의식이 통합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이는 충청권에서 갖고 있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이상의 어떤 의미도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기득권 지키기, 또는 급급한 몸집불리기에서 벗어나 정당정치에서 올바른 역할을 다하기 위한 성찰이 먼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같은 민주당 성명에 자유선진당은 다음날인 19일 반박성명을 냈다.
이들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입에 게거품을 물고 도로 선진당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보면 충청의 결집이 정말 두렵고 겁이 나기는 하나 보다’고 비아냥했다. 실제 자유선진당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충남 10군데 의석중 7군데, 대전에서는 6군데중 5개 의석을 확보한 바 있다.
특정지역(충청권)을 볼모로 하는 지역정당이라는 비판에는 ‘제 얼굴에 침뱉기’로 몰아붙였다. 한나라당은 경상도에서, 민주당은 호남에서 지역연고를 등에 업고 있지 않냐는 것. 오히려 자랑스럽게 충청을 대변하는 지역정당임을 훈장처럼 내세울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자유선진당이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대표의 갈등으로 분열되면서 결국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으로 갈라졌던 이들이 화해함으로써 내년 총선국면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관심을 모은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