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부의장실에서
제6대 천안시의회 개원 1년이 지났다. 의회나이 21세. 청소년기를 넘어 ‘성년’에 이르렀으니 앞가림은 제 스스로 할 나이다.
4대때부터 불기 시작한 민주적·합리적 변화는 5대를 거치며 다듬어지고 있다. 특히 5대때 ‘유급제’를 도입, 월급쟁이 의원이 되면서 책임감도 커졌다.
21명의 의원이 의회발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몇몇은 의원들의 모범이 되며, 상향평준화를 위해 열심이다. 그중 하나가 ‘장기수’ 부의장이다.
5대의회에 첫 입성해 두각을 나타냈고, 그런 노력이 인정돼 운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6대의회 들어서는 의원들이 ‘부의장’에 추천, 중책을 맡고 있다. 동료의원들이 그의 밥그릇을 알아본 것이다. 6대의회 1년과 부의장 역할에 대해 몇가지 짚어봤다.
▶5대때 평의원으로써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는데, 부의장이 된 지금은 평의원 활동에 제약이 있진 않은지.
-그렇진 않다. 일부에선 재선의원으로 배려나 모범, 때론 참아줘야 한다고 하지만 ‘몸으로써 모범이 돼야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평의원의 의정활동은 의원으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다. 의원이 의원직분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직책이 발목잡아선 안된다. 직책은 오로지 의원 내부의 일을 조율해 원활히 하는 것일 뿐이다.
▶부의장으로의 역할이 있지 않은가.
-당연히 부의장으로, 또는 재선의원이다 보니 의회 내에서 ‘조율’이 중요해진 부분이 있다. 초선의원보다는 대체로 경험이 많고, 사안을 큰 틀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고,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도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 조절역할 때문에 유해졌다는 소리도 듣지 않나.
-어떤 분들은 그렇게 보기도 한다. 초선때는 옳고 그름만을 따져 밀어붙였다. 오히려 일하기로는 그때가 편했다. 이젠 내 것을 양보해야 하고, 조절·중재역할로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내 색깔이 없어진 것이다. 내 생각만 주장할 수 없으니 그렇게 보일 수 있다.
▶5대때와 비교해 6대 1년을 정리평가하면.
-5대때를 양극화로 보면, 6대때는 평준화로 볼 수 있다. 5대때는 양극화를 통해 안정화를 이룬 시기였다. 밀어붙이는 의원도 있었고 중재를 잘하거나 전문성을 갖춘 의원들도 있어 조화가 잘 이뤄졌다. 그에 비해 이번 6대때는 무난하게 가는 것 같다.
▶무난하게 간다는 뜻은.
-5대때의 자양분을 자연스럽게 이어받고 있다는 것이다. 5대때와 같이 어떤 사안에 대해 의원간담회를 갖지 않아도, 6대에 이르러선 평상시 의원간 대화와 토론을 많이 한다. 굳이 간담회다 토론회다 하지 않아도 그같은 일이 일상화된 것이다.
▶부의장 개인으로 볼때 5대때보다 의정활동 여건이 좋아진 듯 하다.
-아무래도 민주당 의원들이 늘었고, 저와 같이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분들이 들어왔다. 그러다 보니 얘기가 잘 통하고, 좋은 구상안이 있으면 의욕적으로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건 사실이다. 바빠졌지만 편해지기도 했다.
▶천안 지역사회는 현재 의식적으로 어느 수준에 왔나.
-하나의 예로, 6년전쯤 시민단체 활동가 20여명이 독일에 갔을 때의 일이다. 주민소환제를 최초 주장한 광주 시민단체 활동을 꺼내자, 그들이 하는 말인 즉 “주민소환제가 필요하냐. 문제 있으면 사퇴하지 않냐”고 해 부끄러운 적이 있었다. 많은 부분 민주화를 이루고 발전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모두가 노력해야 할 과제다.
▶마지막으로 6대 의회 1년을 평가해달라.
-5대가 변화의 축이었다면 6대는 그간 노하우를 통해 안정화하고 구체화하는 단계라 본다. 지난 1년간 초선의원은 행정을 파악하고, 재선의원은 그들과 함께 의정활동을 안정적으로 취해왔다. 첫걸음을 잘 뗐다고 본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