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에서의 여름피서지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곳은 광덕하천이다.
매년 여름 ‘내 고장에서 휴가보내기’를 권장해 오던 천안시가 올해는 아무 말이 없다. 거리 현수막을 붙이는 등 야단법석을 떨어도 별 효과가 없어 포기했는지, 아니면 내세울 게 없어 미안했는지 모를 일이다.
보통 ‘3박4일’ 주어지는 여름휴가.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그마저도 실제 천안에서 보낼 만한 데가 없다. 기껏 생각할 수 있는 곳이 ‘상록리조트’나 지난여름 문을 연 ‘휴러클리조트’ 정도다.
시는 출향인사에게 협조서한문을 보내고, 관내 자연휴양지 4곳(목천유왕골·광덕하천·북면하천·성거산자락)과 태학산 자연휴양림을 소개하고 있지만 ‘반나절 코스’로 보는 것이 맞다.
차라리 ‘쿨’하게 여름휴가는 천안을 벗어나라고 하는 것이 어떨까. 천안과 자매결연맺은 완도를 소개해주는 것도 괜찮을 듯. 시가 여행전문가를 앞세워 전국의 좋은 피서지나 여행지를 제시해주는 것도 시민들에게 점수를 얻는 길이다. 여름휴가때 많은 돈을 쓰게 되고, 그것이 천안 관내서 소비돼야 한다는 경제논리를 내세울 수 있지만, 1년에 한번뿐인 휴가를 제대로 보내도록 후원하는 것이 더욱 시행정의 할 일 아닌가.
여름철 무더위는 생각보다 길다. 올해는 폭염이 9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3박4일의 여름휴가를 굳이 천안에서 보내지 않더라도 많은 기간 무더위를 피해 가까운 관내를 피서지로 삼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면 천안 관내 ‘반나절 피서지’로 적당하기로는 어떤 곳들이 있을까.
하천‥ ‘광덕과 북면이 으뜸’
광덕하천이라도 그늘이 없고 얇은 곳은 사람이 없다.
천안의 대표적 피서지로는 뭐니뭐니 해도 ‘광덕하천’이다. 수려한 광덕산 줄기에서 뻗어내리는 계곡물의 청정함도 으뜸이려니와, 군데군데 너른 호를 이루고 있어 수십·수백의 피서객이 즐기는데 손색이 없다. ‘북면하천’도 광덕하천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은 가까운 곳을 선호하고, 도시민은 기호에 따라 선택하게 된다.
시도 이들을 위해 간이화장실과 주차시설을 갖춰놓고 불편이 없도록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있다. 대체로 유수량이 적다보니 이용할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다. 또한 그늘막이 없다는 것도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하천에 파라솔이나 텐트 그늘막 정도로는 더위를 가리지 못한다. 간간히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는 하천은 경쟁이 치열해 ‘물 반 사람 반’이 되기 일쑤다.
광덕하천과 북면하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광덕하천이 제법 미니 해수욕장다운 분위기를 자아낸다면, 북면하천은 다리 밑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즐기는 풍경을 나타낸다.
하천이라도 조심할 것은 깨끗한 곳도 있지만 피부병을 유발하는 곳도 있다. 장소가 좋더라도 물이 잔잔하고 고여있다면 오염을 의심해볼 만 하다. 특히 풍서천 아랫녘의 경우 삼삼오오 그늘진 곳에 앉아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지만 물살이 느린 곳과 막혀있는 곳이 있고 부패된 고기가 둥둥 떠있기도 하다.
북면하천은 다리밑 그늘녘이 인기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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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면하천 대부분은 강폭이 넓고 물이 얕아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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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면하천은 연춘리에서 은지리-북면사무소-입장으로 넘어가는 곳곳에 물놀이 장소가 많다. 특히 은지리 다리 밑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해마다 피서온 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곳은 다리를 경계로 보를 이루고 있어 물놀이하기가 좋고, 아래쪽으로는 고기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원한 삼림욕‥ 태학산휴양림
천안에 하나뿐인 태학산휴양림은 삼림욕으로도 제격이다.
물가가 몸을 차갑게 해준다면, 산속은 정신을 시원하게 해준다.
태학산휴양림은 물과는 연관없는 곳으로, 삼림욕을 하는데 좋다. 나무들이 울울창창한 속에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사시사철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다. 자연에서 품어나오는 물은 없지만, 간이상수도를 설치해, 먹고 닦을 물은 넉넉하다.
이왕 광덕계곡을 찾은 길에 풍세면에 위치한 태학산 휴양림을 찾아들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시각, 휴양림 속을 걷노라니 호젓한 느낌이 기분을 좋게 한다.
휴양림 관리사무소도 여름철을 맞아 관광객 유치에 분주한 모습. 한쪽에서는 아이들 발담그고 놀 수 있도록 물담는데 여념이 없다. 숲 해설가도 만났다. “산림욕은 치료효과에도 만점에요. 숲이 주는 상쾌함과 정서적 안정은 바다나 계곡이 주는 시원함에 못지 않죠.”
태학산 휴양림은 그러나 관광객 발길이 예전같지 않다고. 이유는 별거 아니다. 전에는 고기를 구워먹어도 됐지만, 지금은 금지된 곳. 사람들이 숲을 찾는 중요이유 중 한가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외국의 어느 곳처럼 한 켠에 고기를 구워먹어도 되는 공간을 둬도 좋겠지만, 아직 우리네 의식은 잘 지켜지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인근 아산 영인산 휴양림처럼 숙식이 가능한 통나무집이라도 십수채 지어 유치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 전국 휴양림의 통나무집 운영비가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데, 그래도 시민에게 유익함과 편함을 준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일이다.
최근 조성한 야생화정원이 길을 따라 예쁘게 피어 방문객을 반긴다.
계곡‥ 유왕골과 성거산
계곡이라면 목천 유왕골과 성거산 계곡이 인기가 많다. 천안시가 광덕하천, 북면하천과 더불어 ‘천안 4대 자연발생유원지’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성거산은 성자가 살았다고 전해지는 ‘신령스런’ 산이다. 백제초도와 연관성이 많고, 산세는 아담하면서도 깊다. 찾는 이가 적어 호젓함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천흥저수지 주변으로 쉴 곳을 찾고, 만일사에 쉬엄쉬엄 오르면 금상첨화. 약수로 알려진 절 내 약수물을 마시면 속까지 시원하다.
'왕이 유했다'는 목천 유왕골은 마니아들의 피서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목천 유왕골은 ‘왕이 유했다’고 전해지는 곳으로 이름이 높다. 여름이면 유왕골에 이르는 길가는 차들로 빼곡하다. 도로와 인접해 들고나기가 편한 유왕골은 물이 맑고 차가워 멀리서도 찾는 이가 많다. 하천과는 색다른 물놀이와 고기잡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음식점에서 내놓은 평상이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구애받지 말고 즐겨라.
북면길로 오르는 길에는 목천 유왕골 계곡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유왕골은 북면천과 또다른 스타일을 갖고 있는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는 곳. 산골짜기 계곡의 시원한 물과 산그늘이 계곡 피서지로는 관내 으뜸이다.
기타‥ 숨은 2%를 찾아
유독 사람 많은 곳을 피하는 이들에게도 여름은 그들만의 피서지를 찾게 한다.
대표적인 곳이 북면 은석산이다. 고령박씨종중재실에서 시작하는 은석산길은 빽빽한 나무숲길로, 작은 시냇물도 만날 수 있다. 인적은 드물고, 냇물은 흐르고, 나무그늘로 햇볕이 들지 않는 고요한 산 속. 책 한권 손에 들고 찾아가면 하루해가 짧다.
반전의 묘미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천안 관내의 문화재를 찾는 탐방도 하루코스로 알맞다. 그동안 관내 문화재에 소홀했다면, 여름 한 낮 땀흘리며 찾아다니는 맛도 정신적인 상쾌함을 가져다 준다. 먼저 천안문화재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숙지한 후 성환 봉선홍경사사적갈비, 성거 천흥사당간지주, 성거 만일사, 목천 독립기념관, 병천 유관순사우, 수신 홍대용 생가터, 광덕 광덕사 등을 돌다보면 애향심과 성취감이 삼복더위도 잊게 한다.
전시·공연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삼복더위에 전시·공연이 있겠는가’ 하겠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천안 곳곳에 전시나 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천안에 갤러리만 해도 최근 신방동에 문을 연 ‘갤러리 공간’을 비롯해 대여섯곳이 성행중에 있다.
휴러클리조트와 상록리조트 ‘여름물놀이, 어딜 갈까’
천안 목천읍과 수신면 위치… 워터파크와 콘도, 다양한 이벤트로 유혹
천안종합휴양관광지 내 워터파크
천안종합휴양관광지 내 휴러클리조트가 개장 1년만에 42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했다.
이렇듯 휴러클리조트가 인기끌고 있는 이유는 수도권과 가깝고, 중부권 최대시설과 온천수를 이용한 최고급 수준의 물놀이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강점에 힘입어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발을 잇고 있어 천안지역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내다봤다.
대규모 워터파크와 휴양시설을 갖춘 휴러클리조트는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둔 여름철 휴양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최고급 시설과 중부권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휴러클리조트는 총사업비 1477억원을 투입, 지난해 7월2일 성남면 용원리 일원 4만5869㎡ 부지에 워터파크와 휴양콘도미니엄을 갖추고 문을 열었다.
지하4층, 지상10층 규모의 콘도미니엄은 251개 객실과 791대 규모의 주차장 시설, 사우나, 레스토랑, 세미나실 등 근린생활시설과 문화집회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 하루 최대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워터파크는 파도풀, 유수풀, 웨이브슬라이드 등 다양한 놀이시설이 완비돼 있다.
아울러 인근에는 지역문화예술의 전당 역할을 하게 될 ‘천안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이 순조롭게 추진중이며, 바로 옆에는 천안12경에 포함된 ‘중앙공원’의 아름다운 전경도 감상할 수 있다. 워터파크와 콘도시설을 갖춘 천안종합휴양관광지는 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이 마무리되는 2012년 하반기부터 새로운 개념의 휴양·문화예술타운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한편 인근 수신면에 위치한 천안상록리조트도 종합휴양레저시설을 갖추고 피서지로서의 유혹을 시작했다.
워터파크인 아쿠아피아와 놀이공원, 호텔, 콘도, 27홀 규모의 퍼블릭골프장을 갖추고 있는 상록리조트는 전국 어디서나 접근성이 뛰어나다. 파도타기를 실내에서 즐길 수 있고, 12m의 터널에서 물살을 타고 내려오는 바디슬라이더도 있다. 143m의 구불구불한 물길을 통과하는 마스터블라스터를 비롯해 유수풀, 파도풀, 유아풀을 갖춘 실내 워터파크와 선탠프라자를 동반한 야외풀이 준비돼 있다.
7월16일부터 8월15일까지 ‘썸머 이벤트축제’도 연다. 주말과 공휴일, 여름테마 특별초청공연(아쿠아밸리댄스·하와이안댄스)이 이뤄지고 레크레이션, 수중황금동전찾기, 물풍선받기, 수중씨름대회 등 다양한 고객참여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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