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5급 사무관이 된 박양애씨의 자전거 사랑은 역사가 깊다.
“시내버스가 생기기도 전, 그러니까 8급 공무원이던 초년시절부터였죠. 정확히는 그 훨씬 이전일 테지만….” 당시 원성동에 살던 그는 성정1동사무소를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여자가 무슨 자전거냐’는 주변의 핀잔도 아랑곳 하지 않고 즐겁게 다녔다. 자전거 때문인지 긴 바지를 즐겨 입었다는 그. 작은 체구에 웃음기 많은 얼굴은 꽤 매력있게 보이진 않았을까.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환경과 에너지 절약’이라는 구호 아래 그의 자전거 사랑은 계속 됐고, 동장이 돼서는 더욱 페달을 힘껏 밟았다. 쌍용1동장 때 ‘간간히’ 탔다면, 일봉동장이 돼고서는 관내 순시때는 아예 자전거를 끼고 다녔다.
“자전거는 정말 좋아요. 걸어서는 하루 코스가 훨씬 넘지만, 자전거로는 딱 맞습니다.” ‘일봉동트위터’를 개설하면서 자신의 자전거 순시를 은근 자랑했다. 격려의 전화가 쏟아졌다.
“자전거를 타면요, 다이어트에도 좋고 허리도 유연해집니다. 특히 무릎관절이 제일 좋아지는 것 같아요.” 몸이 아프고 쑤신다고 약에 기댈 것이 아니다. 자전거라도 잡고 타다보면 언제 어떻게 좋아지는지 모르게 편해진다.
박 동장의 자전거 예찬이 은근히 직원들에게 전파됐다. 아주 가끔 업무적으로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것이 고작인 그들. 하지만 ‘자전거 타는 동장’ 모습에서 자전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마음에 자리잡지 않았을까. 그것만으로도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이겠지.
많은 이들에게 자전거의 좋은 점을 알리고 같이 탈 순 없을까 하는 생각에 ‘자전거 강습반’ 운영과 ‘자전거 무상수리’라는 자전거정책을 구상, 시에 예산심의중에 있기도 하다.
지난 11일(월) 인사발령으로 신안동장이 된 박 동장. “일봉동에서 추진한 사업이지만, 신안동에서도 해볼까 해요. 자전거강습반 운영을 통해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많아지면 좋겠어요. 특히 신안동은 도심의 중추적인 곳이잖아요.”
그러고 보면 신안동는 지난해 ‘자전거 무상수리반’을 최초로 운영했던 곳이기도 하다. 인기가 높다보니 도심의 타 동으로 전이돼 이곳저곳에서 무상수리반이 운영,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아직 거리에서 자전거 타기는 위험하고 어렵지 않나 생각해요. 자전거도로에 대한 기반시설이 상당히 부족한 편이죠. 좀 더 자전거타기 편한 도시로 탈바꿈되길 바래요.”
신안동 관내에서 가끔 ‘자전거타는 동장’이 지나가거든 인사라도 건네주길….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