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언론에 ‘시민들이 허락한다면 국회의원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박상돈(자유선진당 천안을 당협위원장·62) 전 의원의 말에 같은 당 소속 박중현 충남도당 부위원장이 발끈했다.
천안의 재선 국회의원이었던 박 전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자유선진당 충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했다. 자유선진당은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 박 전 의원을 공천했고 벌써부터 예비후보로 활동해왔던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밀실공천’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그런 다툼을 안고 국회의원 자리도 스스로 내놓은 상황에서 안희정 민주당 후보에게 석패한 박 전 의원의 아쉬움은 몹씨 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 전 의원은 시민이 뽑아준 국회의원이었지만, 당의 요구로 박차고 나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당시 당내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의원직을 사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해명. 자발적이기 보다는 자유선진당의 바람에 의해 도지사선거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는 뉘앙스다. 실제 그를 도왔던 당원들은 한달여 남겨둔 선거기간이 촉박해 제대로 뛰지 못했다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유권자가 뽑아준 국회의원직을 개인이기를 위해 버렸는지, 당을 위한 충정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는 정치적 행보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문제가 돼버렸다. 특히 스스로 버린 자리를 다시 앉겠다는 데는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책임까지 물어 표심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의원의 국회의원선거 출마의지에 박중현 부위원장은 ‘퇴행적 행보’라며 비판을 가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해 박 전 의원이 나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뛴 바 있다. 당시 도지사선거에서 낙마한 박 전 의원도 ‘삼보일배’까지 하는 등 열심히 선거운동에 임했었다. 내년 국회의원선거에 나온다면 공천경쟁이 불가피한 박중현 부위원장 처지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건 당연한 반응이기도 하다.
박 부위원장은 “도지사가 되겠다고 유권자들이 일하라고 뽑아준 소중한 자리를 박차고 나가 유권자들은 얼마나 큰 배신감을 느꼈겠는가”며 “백배 양보해 더 큰 정치봉사를 하고 싶어서 그랬다고 이해해도, 다시 나간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덤벼드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나마 남아있는 유권자들의 애정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부위원장은 박 전 의원의 이같은 행태를 ‘권력욕’이라고 봤다. “충남을 살리고 죽어가는 자유선진당을 살리자고 이구동성 쇄신노력을 하고 있는 시기에 왜곡된 개인의 권력욕으로 충남의 유권자들에게 실망시키는 일은 삼가야 한다”는 박 부위원장은 “자칫 치졸한 집안싸움으로 비쳐질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그보다 진심어린 직언이 오히려 자유선진당을 위하고 정치인들이 욕을 덜 먹는 길이라 생각하며 부디 현망한 판단을 하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