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공무원들의 비리혐의가 끝간데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개인비리’일 뿐이라며 애써 태연해 하던 천안시도 국장과 과장까지 줄줄이 엮이자 손을 들었다.
최근 천안시가 발주한 하수관거사업과 민간아파트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시청 고위공무원 A씨를 포함해 9명이 구속 또는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물꼬가 트이듯 그동안 방치됐던 둑이 여기저기 터지고 있다. 비리를 저지르겠다고 덤비는 데에야 대책도 소용없다. 더 이상 소극적인 방어시스템으로는 붕괴를 막을 길이 없다.
성무용 천안시장은 6월27일(월) 천안시의회 제148 임시회에서 ‘공직비리건’을 들고 시민 앞에 섰다. 법적으로 3선까지만 보장된 시장임기에 따라 마지막 임기 3년을 보내고 있는 성 시장. 과연 무엇을 남기고 갈 지 주목된다. 비리로 얼룩진 공무원사회 수장으로 인식되는 것은 얼마나 불명예스런 일일까. 이를 아는 성 시장은 이날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담아 천안시민에게 사과하고, 시정 전분야에 걸쳐 단호하게 고쳐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공직비리 관련 시장발언 ‘전문’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최근 잇따른 일부 공직자의 비리로 인해 공직사회의 도덕성이 크게 실추되고 시민 여러분께 많은 실망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시민여러분이 보시기에 너무 걱정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분노를 느끼시는 시민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 모든 불미스러운 일과 난맥상은 시장인 저의 불찰이고, 그 책임이 무엇보다 크다고 통감하면서 사과말씀을 드립니다.
그간 청렴이야말로 공직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요, 청렴해야 투명한 행정을 펼칠 수 있다고 누누이 다짐하고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만 청렴문화가 속히 뿌리잡지 못하고 있어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을 숨길 수 없습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 때문에 공직기강이 이렇게 해이해졌는지 되돌아 살펴보는 자성과 함께 각계각층 시민여러분의 시정변화에 대한 따가운 눈총과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강도 높은 쇄신대책을 강구해 뼈를 깎는 아픔으로 하나하나 실현에 옮기겠습니다.
시정 전 분야에 걸쳐 단호하게 고치고 바로 세워서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공직자의 청렴도 제고대책을 만들어서 남은 임기 3년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전직원 청렴서약과 청렴성 자기진단 실시 ▶비리공직자에 대한 온정주의 배제, 엄정한 처벌관행 확립 ▶이권개입, 청탁, 계약, 인허가 관련 비리 집중감찰 ▶청렴 취약분야 근무자에 대한 순환전보 확행 ▶일(성과) 중심의 조직인사 운영 및 투명한 업무처리시스템 구축 등.
존경하는 시민여러분, 이제 새로 시작하는 초심의 각오와 자세로 돌아가 1800여 공직자와 함께 심기일전하는 새로운 모습으로 60만 시민여러분께 다가서도록 혼신을 다하겠습니다. 민선5기, 아름다운 마무리가 되도록 변함없는 성원과 격려 당부드립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