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는 0.1% 부적합공무원이 있다. 다른 시·군에 비해서는 그래도 깨끗하다. 내년에는 개방형감사관을 두려 한다. 외부영입인사가 최고책임자가 되는 건데, 이것이 꼭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보진 않는다. 관련 전문가가 와도 천안시청에 대한 사정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따돌림당하거나 이해부족에 따른 폐해를 줄 수 있다. 그래도 ‘변화하지 않는 자에게는 발전이 없다’고, 천안시는 개방형감사관제를 도입하겠다.”
2010년 10월 신용일 의원의 시정질문에 대해 박한규 부시장이 답변한 내용이다.
그로부터 6개월이 흐른 5월27일 천안시는 ‘제1회 개방형감사관’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대상자는 안대진(53) 청소과장이다. 안 과장은 과장승진 후 사적관리소장, 신안동장, 시민문화회관장, 재난안전과장을 거쳐 현재 청소과장으로 근무중에 있다.
시는 개방형감사관 선택을 ▷청렴한 공직자로서 법규준수를 중요시 하는 자 ▷행정경험이 풍부하고 업무추진능력이 탁월한 자 ▷직원으로부터 귀감이 되고 신망을 받는 자로 결정기준을 삼았다. 안 과장은 천안시직장협의회 주관 5급 이상 공무원에 대한 귀감공무원 선발에서 ‘인간관계, 청렴한 인품, 리더쉽, 업무추진력’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천안시는 ‘개방형감사관=외부영입인사’로 등식화하지 않았다. 전국공모까지 했지만 응시자는 시청 내부공무원 2명과 외부인 1명이 도전했다. 시 관계자는 “지방·중앙지를 비롯해 초빙공고를 했지만 60만 인구의 감사관 역할은 쉽지 않은 자리라는 인식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부 공무원이 개방형감사관이 된 것과 관련해 시는 두가지 부분에서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기존에는 임명권자 눈치를 볼 수 있었지만 소신있는 자의 응시접수를 받고, 선발시험위원회의 엄격한 도덕적 기준 등을 통과했다는 점, 또한 ‘2년(연장3년 가능) 임기’가 보장돼 있다는 것이다.
개방형감사관을 뽑았지만, 형식적으로는 현재 감사관 자리에 개방형감사관이 전보하는 것 뿐이다. 기존 팀원들과 업무, 역할 등은 그대로다. 감사관의 역량과 소신이 어떻게 발휘될 것이냐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점은 자칫 기존과 달라질 게 없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장기수 천안시의원은 “취지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좀 더 객관적인 감사전문가를 모셔보자는 데는 아쉬움이 있다”며 외부응시자가 한 명 뿐이었던 점에 있어서는 “모집이 제대로 안된 것이 구조적인 문제인지, 홍보부족 등에 있었는지는 의회 차원에서 모집과정 절차를 짚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