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1274㎜)은 세계평균(973㎜)의 1.3배에 이른다. 그러나 높은 인구밀도로 1인당 연간평균강수량(2755㎥)은 세계평균(2만2096㎥)의 12.5%에 불과하다.
이같은 물부족 우려에도 우리나라의 물 자원 낭비는 심각한 상황이다. 천안시의 경우 한 사람이 하루 쓰는 물의 양은 374리터나 된다.
무절제한 물 소비원인의 하나는 바로 물값이 ‘저렴’하다는데 있다. 물값이 생산원가에 못미쳐 재정에 부담을 주고 있으며, 싼 물값은 과소비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
지난 3월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청와대에서 국제물협회 신임회장 등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물문제, 물관리가 21세기 인류에게 아주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인 1인이 소비하는 물의 양이 유럽보다 많다 하는데, 아마 물값이 싸서 그런 거 같다. 그렇다고 물값을 올리는 건 좀 그렇다”며 고충을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물값은 외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터키,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도요금을 비교한 결과 5개국의 평균 수도요금은 3869원/㎥으로 조사됐다. 덴마크가 9452원/㎥로 가장 비쌌고, 우리나라가 610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우리나라 광역상수도 요금은 2005년 이후 장기간 동결로 원가에 크게 미달하고 있다. 이때문에 광역수도의 안정적 공급 및 물복지 향상을 위한 재원마련이 어려운 실정. 또한 전기요금도 인상돼 수도사업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1인당강수량 ‘세계평균의 12%’ 심각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서 강우 유출량을 인구수로 나눠 1인당 물 사용가능량이 1000㎥ 미만은 물 기근국가, 1000㎥~1700㎥은 물 부족국가, 1700㎥ 이상은 물 풍요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이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1993년 1인당 물 사용가능량이 1470㎥로 물 부족국가에 해당했다. 2025년에는 더욱 줄어든 1199㎥~1327㎥로, 갈수록 물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별로는 쿠웨이트·바레인·싱가포르 등 19개국이 물 기근국가로, 한국 외에 리비아·모로코·이집트·남아프리카공화국·폴란드·벨기에 등이 물 부족국가로, 미국·영국·일본 등 119개국이 물 풍요국가로 분류됐다.
한국의 연간강수량이 적은 것은 아니다. 세계평균인 973㎜보다 많은 1283㎜. 하지만 국토의 70%가 급경사의 산지고, 강수량 대부분이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내려 많은 양이 바다로 흘러가는 구조다. 특히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1인당 강수량은 ‘세계평균의 12%’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는 인구증가에 따른 물부족 현상을 경계하기 위한 것으로서 국토면적과 인구밀도, 강우량만 반영했을 뿐이다. 수도보급률이나 수질, 물 이용효율, 운영기술 등은 반영되지 않아 ‘단순한 지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PAI가 미국의 사설연구소라는 점도 자료분석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한편 2006년 세계물포럼에서 발표한 각국의 물 빈곤지수(WPI)에 따르면 한국은 147개국 가운데 43위로 물 사정이 비교적 양호한 편에 속했다.
‘물절약 가정실천수칙’ 지켜주길
물절약을 위한 가정실천수칙으로는 다음과 같다.
화장실에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 중 4중의 1이 변기물을 사용하는데 쓰여진다. 절수제품이나 기구를 설치해 화장실 사용습관을 바꾸자. 기존 변기 수조에 절수기를 설치하거나 벽돌 또는 패트병을 넣으면 20% 절수가 가능하다. 변기 수조를 절수형으로 설치하면 50%를 아낄 수 있다.
부엌에서/ 설거지나 야채 등 음식재료를 씻을때 무심코 틀어놓은 수도꼭지를 잠그고 물을 받아서 사용하자. 아울러 부엌에서의 물 절약은 냉수 뿐만이 아니라 온수 낭비도 줄이므로 물과 에너지를 동시에 아낄 수 있다. 설거지통을 이용하면 60% 절수, 수도꼭지에 물 조리개를 부착하면 20% 절수가 가능하다. 수도꼭지에 절수기 설치로 20%를 절수할 수 있다.
욕실에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 가운데 4분의 1이 욕실에서 소비된다. 15분간 사용하면 180리터 전후의 물을 사용하게 된다. 샤워시간을 반으로 줄여 50%를 절수하고, 샤워헤드를 절수형으로 바꿔도 50% 절수가 가능하다. 양치질 할 때 물컵을 사용하면 70%를 절약할 수 있다.
세탁기에서/ 가정에서 쓰는 세탁기는 대부분 10kg급이다. 4인 가족의 하루평균 세탁물량은 3kg이며, 대부분 고수위 세탁을 하고 한두차례 추가헹굼을 한다. 습관을 바꾸면 많은 양의 물을 절약 할 수 있다. 빨랫감은 한번에 모아 빨아 30%를 절수하고, 세탁기는 알맞은 용량에 세탁기 수위를 조절해 20%를 아끼자. 헹굼은 적정횟수로 하고, 마지막 헹굼물을 재이용하면 50%를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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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는 2020년 이후 물부족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
물 절약의 중요성을 시민에게 알리고, 실천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좌변기용 절수기’를 무료공급도 계획중이다.
시 수도사업소는 시민들의 물 아껴쓰기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5월중에 수도사업소 전 직원이 참여하는 가두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또한 가정실천수칙, 기업실천수칙, 공공기관 실천수칙 내용을 담은 리플릿 2만매를 제작해 본청, 구청민원실, 읍면동사무소에 비치할 계획이다.
지난 2005년부터 추진해온 좌변기용 절수기 무료보급사업도 펼친다. 사전신청을 받아 절수설비 시설이 없는 공동주택 및 단독주책을 대상으로 6월중 1500개를 배부할 계획이다.
이번에 공급하는 절수기는 좌변기용 중력식으로 설치가 쉽다. 또 자동으로 상·하 작동해 변기 물탱크 13.5리터의 물 중 7.5리터의 물이 배수된 후 배수구를 일찍 닫아줌으로써 1회 ‘6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