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과 시행정은 대체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지만 실속은 생각보다 적다. 좀 더 의미있는 시정질문이 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천안시의회 제146회 임시회 시정질문이 3일간 열렸다. 21일(목) 첫날은 유영오·조강석·이숙이·유제국 의원이 나섰고 22일(금)은 인치견·주명식·황천순·정도희·김영숙 의원이 질의했다. 마지막날인 25일(월)은 전종한·주일원·신용일·장기수·김영수 의원이 참여했다. 이들 의원 14명은 1건에서 길게는 7건까지 질의했으며, 이번 호에서는 21일과 22일 시정질문만을 정리했다. 25일은 다음호에 다룬다. <편집자주>
인치견‥ 구제역매몰지 관리철저
2011년 연초 발생한 AI와 구제역으로 천안시는 얼마나 많은 가축을 매몰했을까?
인치견 의원의 질문에 천안시는 구체적인 수치를 내놨다. AI 발생으로 오리 9만931마리, 닭 3만8895마리가 죽었다. 구제역은 한우 920마리, 젖소 378마리, 돼지 10만7520마리를 매몰했다. 여기에 동원된 인력은 공무원, 용역, 군인, 사회단체 등 1만2952명이다. 관내 매몰지만도 86곳.
인치견 의원은 얼마전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이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삼은 곳에 대해 조치결과를 물었다. 답변자로 나선 성무용 시장은 문제된 5군데를 복토, 배수로정비, 비닐덮개보강, 침출수 추출 등을 통해 말끔히 보완조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공무원 67명이 매몰지를 관리하고 마을주민 40여명이 모니터링하도록 해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매몰작업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은 자는 없는가에 대해서는 ‘생매장’한 곳이 없는 관계로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답변했다.
인 의원은 “다행스럽다”며 피해농가의 보상문제와 접종비 지원 등에 바짝 신경좀 써주길 당부했다. 강우를 대비해 시는 5월에서 8월까지 대책팀을 운영하기로 했다.
황천순‥ ‘클린하우스’ 들어는 봤나
아파트단지 등은 쓰레기 전용처리용기가 있어 비교적 잘 처리되고 있다. 하지만 원룸 밀집지역의 경우 정해진 일몰시간에 내놓지 않는 등으로 많은 문제(악취나 미관 등)를 야기하고 있다. 원룸 밀집지역 쓰레기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는 황천순 의원은 “게다가 들고양이가 제일 많은 곳도 원룸지역이다”며 시 대책을 물었다.
원룸 밀집지역은 두정동에 360동, 성정동에 280동이 몰려있다. 시는 살수차량도 편성하고, 방역약품도 구입하는 등의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두정동에 전용용기를 시범설치해보기도 했지만 5만원 가량 했던 통이 일주일도 안가 분실되고, 규격봉투를 안쓰는 등 문제점을 보여 보류한 상태다.
외국인근로자가 대부분 원룸에 산다는 황 의원은 그들이 쓰레기 배출요령을 몰라 문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문화가정 프로그램 등에서 필요한 교육을 하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하자 시는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황 의원은 좋은 제안 하나를 덧붙였다.
“클린하우스라고 들어봤나요?”라는 질문에 정형교 주민생활지원국장은 “최근에 알았다. 2006년도에 제주도가 실시했고, 공동주택에 내놓은 것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클린하우스’는 생활쓰레기 선진배출시스템이다. 제주시가 전국 최초로 실시했으며, 아직도 음식물 악취냄새와 수거함 여닫이소음 등 단계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주민만족도가 93%에 이르고, 이에 따라 많은 지자체들이 벤치마킹하고 있기도 하다.
황 의원은 “천안도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하자 정 국장은 “빠른 시일 내에 벤치마팅하겠다”고 답했다.
정도희‥ “괴릴라현수막까지 생겨서야”
지난해 한해 천안시가 인도에 설치된 불법광고물(또는 현수막) 단속실적은 모두 38만6382건으로 나타났다. 전단과 벽보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현수막도 5만7042건을 차지했다.
하지만 과태료는 69건(7679만원)에 불과했다.
시는 불법광고물 단속에 한계가 있음을 실토했다. 이창환 서북구청장은 “단속하면 다음날 또 내걸고, 전단이나 명함은 뿌려지다시피 한다”며 단속의 어려움을 밝혔다.
질문에 나선 정도희 의원은 “괴릴라현수막을 들어봤냐”고 물었다. ‘괴릴라현수막’이란 공무원이 퇴근하는 오후 6시경부터 붙이고 다음날 8시 전에 떼는 불법현수막으로, 최근에는 20개를 한달동안 달아주는데 120만원 받는 업체까지 설친다.
김영숙‥ 무상급식에 ‘가급적’ 표현은 문제
김영숙 의원이 무상급식에 대해 질문했다. “왜 식재료 구입시 ‘가급적 지역친환경농산물’이라는 표현을 썼느냐고 따졌다. 급식비가 지난해 23억원에서 올해 98억원으로 4배 증가했다. 하지만 ‘가급적’이란 표현으로, 올해 얼마나 소비될지 의문스럽다는 것이다.
이에 정형교 주민생활지원국장이 해명했다. “교육지원경비가 교육청에 넘어가면 교육지원청이 주체가 된다. 우리와 별개기관이기 때문에 그 기관의 고유권한이 된다. 우리가 돈을 준다 해서 사용처 지정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정 국장은 “향후 급식지원센터가 세워지면 그곳에서 각종 지역 농축산물을 구입해 줄 수 있어 그같은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학교 무상급식을 통해 진정으로 무엇을 얻을까 생각해보자. 아이들의 안전한 먹거리 외에도 지역 농축산업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다. 지역농산물 수급이 얼마나 이뤄졌는지 다음에 계산해봐야 할 것”이리고 말했다.
<김학수 기자>
짧은 말 ‘의미 한움큼’
인치견‥ 읍면동 창구민원 담당자 배치불균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장근 자치행정국장/ 최근 인구증가나 상권형성으로 4~5개 일선기관이 업무폭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데 공감하고, 휴직자나 천안전입자를 우선배치하도록 하는 등 불균형 배치를 조정하겠다.
황순천‥ 남부대로 제한속도는?
-이재당 건설도시국장/ 2010년 7월8일 남부대로 제한속도 감속민원이 들어와 동남경찰서 심의결과 제한속도 80㎞에서 70㎞로 변경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원하는 속도는 60㎞였고, 시는 다시 경찰서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인치견‥ 경로당에 실질적으로 지원해 주면 좋겠다. 김치보관량이 많지 않아 김치냉장고도 사용하지 않고, 런닝기구도 다칠까봐 (전기를)꺼놓는다. 품목선정에 좀 더 신경을 기울이면 좋겠다. 기체조나 레크레이션, 웃음치료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해라.
-김갑길 동남구청장/ 품목을 잘 선택하도록 하겠다. 또 좋은 프로그램 자원봉사단체가 있으면 그러겠다.
김영숙‥ 백석동 군부대 부지를 시민들이 활용하는 방법은 없나. 강원도의 폐광이나 사용이 중단된 철도를 이용해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키며 전화위복이 된 경우들이 있다. 백석동 군부대도 꼭 공원부지는 아니래도 건물을 철거하고 주민이 필요로 하는 시설을 둘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주길 부탁드린다.
-알겠다.
황천순‥ 천안시 화상사업에 대한 지방세 수입은?
-경마가 114억9900만원, 경륜은 12억4300만원, 경정은 12억1400만원
인치견‥ 터미널노점상 철거에 대한 시의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김갑길 동남구청장/ 50개 정도 되는 노점상은 걷고싶은 거리(천안역~천안로사거리) 사업시 대대적으로 철거하도록 추진하겠다. 더불어 불법노점상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는 협조(시민의식)가 필요하다.
<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