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 의원들의 현장방문이 갈수록 진지해지고 있다. 예전에는 주요현장이나 생색내기용 개인민원처리에 급급했다면, 지금은 시민삶에 영향을 끼치는 현장 위주로, 좀 더 짜임새 있는 방문이 이뤄지고 있는 것. 특히 능력있는 몇몇 의원들의 왕성한 활동력에 기대 현장방문을 통해 시정의 이해와 통찰력, 문제점에 대한 대책마련 등 좋은 취지로 발전하고 있다.
제146회 임시회에서도 18일과 19·20일 상임위별(총무위·산건위)로 현장방문이 있었다. 총무위 현장방문이 있던 18일, 목천위생매립장과 천안추모공원 두곳을 동행했다.
목천위생매립장 ‘문제는 소각못하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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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천위생매립장 현장에서 안대진 청소과장의 보고를 받고있는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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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천읍 응원리 일원에 있는 목천위생매립장은 매립면적이 1차 4만1332㎡, 2차 6만6574㎡에 이른다. 사업비만도 각각 119억원, 193억원으로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됐다. 물을 사먹고, 쓰레기를 치우는데도 돈이 든다는 것을 예전사람들이 알까. 매립은 2003년 5월9일 시작으로 현재 하루 96톤을 묻고 있으며, 천안시는 2032년(하루매립 146톤 산정)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대진 청소과장은 “여기에 제2소각장이 완공되면 매립기한이 획기적으로 연장될 것”으로 설명했다.
의원들이 둘러본 목천위생매립장은 흠잡을 곳 없이 깨끗했다. 용량이 꽉 찬 1차 매립지는 복토까지 끝냈고, 2차 매립지는 지난해 12월 공사가 완료된 상황. 평소에도 잘 정비돼 있는 곳인데다, 의원방문을 통보받은 터에 악취는 물론 지저분한 미관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의원들이 짚는 것은 다른데 있었다.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소각장 증설을 미뤄온 시행정 ‘덕’에 소각돼야 할 쓰레기가 고스란히 매립되는 현실은 심각한 상황. 매립양의 10% 이하로 줄일 수 있는 소각처리가 3·4년 늦춰지면서 매립장의 수명도 급속히 짧아지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이같은 매립장 처지를 잘 아는 장기수 의원은 시종 시행정의 안이함을 지적했다.
“소각장이 있었다면 고스란히 매립되는 이같은 현실은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소각장이 지어질 때까지는 막대한 쓰레기가 매일같이 이곳에 매립되면서 매립기간을 단축시킬 것이고, 소각장 완공 이후 매립쓰레기를 다시 소각시킨다면 그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 출혈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목천매립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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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하는 청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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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과실에 대한 부분이기도 하지만, 안대진 청소과장은 “앞으로 최선을 다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소각돼야 할 쓰레기가 그대로 매립되는 실정에서, 소각장 증설은 예산확보를 못해 더욱 늦어질 수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청소과장은 “최대한 예산편성부서에 사업의 시급성을 알리고 예산확보를 위해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하지만, 이같은 심각성은 시장의 의지로까지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막고, 매립환경에 대한 시민의 눈을 의식한다면 최우선적인 예산편성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장 의원은 매립장 관리감독을 위한 주민협의체가 이권다툼으로 법적소송도 불사하는 행태를 보이는 것과 관련해 “더이상 불미스런 일로 좋은 취지를 해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천안추모공원 ‘장례식장 자립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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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봉 소장이 봉안시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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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면 원덕리에 자리잡은 천안추모공원(소장 김기봉)은 ‘화장시설’로 유명하다. 지난해 개장하기 전까지는 수원이나 대전, 홍성의 화장장을 이용하던 시민들이 시내에서 20분 거리의 천안추모공원을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김기봉 소장은 “오히려 인근 평택에서까지 이용이 높다”고 자랑했다.
올해 들어 4월18일까지 화장건수는 1940건에 이르며 이중 관내가 622건을 차지한다. 여기에 봉안시설 이용도 444건으로 점차 운영의 안정화를 이루고 있다. 추모공원측에 따르면 화장장 비율이 충남은 50%(부산은 85%) 정도지만 2015년이면 7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의원들은 김기봉 소장의 보고를 받고, 추모공원 내 시설들을 둘러봤다. 몇몇 의원들은 일부 민원인이 ‘제 때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를 내놓기도 했지만, 추모공원측은 ‘가장 많이 몰리는 때는 어쩔 수 없다’며 평상시엔 넉넉하며, 조급한 사정이 있지 않고는 해소되는 문제‘라고 이해를 구했다.
추모공원을 현장방문에 넣은 것은 실제 ‘장례식장’ 때문이기도 하다. 장례식장의 이용건수가 현실화되기까지는 고달픈 전망. 가장 큰 문제는 ‘먼 거리와 찾기 힘든 위치’라는 점이다. 천안시민이야 찾아가는데 어렵진 않지만, 외지인들의 방문시엔 쉽지가 않다. 거리가 머니, 교통편이 나쁘고, 장례식장에 술 한잔 하기도 부담스러운 처지. 이런 이유로 반값에 가까운 저렴함과 깨끗하고 안락한 시설, 좋은 서비스 등에도 시내 ‘목’ 좋은 장례식장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낙관하기가 어렵다.
장기수 의원은 일사분기 19건의 실적을 놓고 “천안시 5년간의 지원금이 끊기는 때를 대비해 장례식장의 독립운영이 가능한가를 모색해야 한다”며 특히 인근 마을주민들이 직접 수익사업을 하는 형태에서 자칫 천안시에 애물단지로 전락되는 우려가 있음을 걱정했다.
김기봉 소장은 “최대한 홍보하고 유치노력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의원들의 의구심과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