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은 글로벌한 곳입니다. 지역성이 강한 지역과는 달리 흘러가는 곳이죠.”
천원의콘서트 등 천안시청의 문화예술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진우씨는 천안지역의 특성을 이렇게 정의했다.
‘문화예술’분야를 전공한 진우씨는 시행정에서도 몇 년을 관계하고 있다. 서글서글한 성격임에도 문화예술쪽 이야기가 시작되면 냉정한 평론가로 돌변한다.
‘천콘’을 운영하면서도 확실한 소신을 바탕으로 진행한다. “아는 관계라고 봐주는 식의 공연은 할 수 없다. 천콘은 지금 4년차다, 아는 사람은 알고, 팬도 있다. 공연이 재미없다면 천콘은 다음달 회복할 수 있지만, 공연팀은 (그 바닥에서)죽는 거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천안지역의 공연문화는 어떤 방향을 갖고 가야 하는가?
진우씨는 ‘지역을 탈피하는 육성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아무개팀이 있다면 시가 창작지원을 하고 지역이 아닌 서울에서 공연하도록 하는 겁니다. 서울에서 뜬다면 천안에서도 뜹니다. 경쟁력을 가진 서울에서 성공한다면 지역에서도 치고 나갈 힘이 생기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만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창작제작소’도 운영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지역공연팀들이 진우씨에게 내놓는 공연기획서는 대체로 부실한 것들이 많다. ‘이 정도밖에 안되는구나’ 할 때도 있다. 그것이 천안지역문화가 가진 현주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역이라고 해서 언제까지 ‘지역’ 타령만 할 순 없다. 개구리도 우물을 뛰쳐나가봐야 세상속의 우물이 가진 가치를 제대로 파악할 것이다. 천안도 문화예술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고 그에 따른 체계적인 설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씨킴(천안아라리오갤러리 대표) 때문에 천안예술이 유명합니다. 지역마다 예총이 있지만, 기존의 예총이 가진 형식과 내용을 극복해야만이 지역예술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타 지역에 비해 천안은 전문가집단에 더 지원하는 쪽이다. 기존에는 인맥으로도 이뤄졌던 지원이 이제는 ‘제대로’ 흘러가고 있다. 예전방식을 고수해오던 이들은 좌절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혁신이 필요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은 자신들이 만든 합창단이 지자체나 정부의 예산보조를 별로 바라지 않습니다. 합창단에 속한 것은 자신의 삶이 풍성해지는 일이고, 그래서 자기 될 수 있다면 자신들이 돈 내고 합니다.”
분명 나라마다, 지역마다 문화적 편차는 있다. 하지만 큰 줄기에서 내다보고, 미래의 발전적 가치에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것이 진우씨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