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샘이 있다는 전설을 간직한 목천 용연저수지가 ‘좀 더 쓸모있는’ 곳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현재 이 저수지의 저수용량은 152만톤이지만, 둑높이기 사업이 끝나는 내년 말에는 305만톤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즉 용연저수지 하나가 더 생기는 것과 같으며, 이를 위해 저수지는 더 넓고 더 깊어지게 된다.
150만톤의 담수용량을 가진 용연저수지가 이번 둑높이기 사업을 통해 300만톤으로 는다.
8가구는 물속에 잠겨
목천읍 덕전1·2리와 서흥2리에 위치한 용연저수지의 둑높이기 사업은 국가사업으로 시작됐다. 2009년 2월 전국적으로 둑높이기 사업대상지 조사결과 천안 용연저수지가 포함되면서, 2010년 12월 첫 사업을 시작했다. 기간은 2012년 12월까지 24개월이며, 사업시행은 한국농어촌공사 천안지사가, 시공회사는 청룡종합건설㈜이 맡았다. 공사비용은 자그마치 288억원이 소요되는 대공사다.
용연저수지는 수자원 확보와 재해예방, 하천생태계 보전이라는 목적을 갖고 있다. 수계는 목천읍 용연지에서 병천천, 미호천을 지나 금강으로 연결된다. 즉 4대강 사업과도 맥을 잇는 사업이기도 하다.
용연저수지 사업으로 희생돼야 할 것들도 있다.
5대째를 살아온다는 덕전리 한 노인은 농사짓는 땅을 모두 매각해야 할 입장이다. 저수지가 담수량을 높이기 위해선 8가구(토지 10㏊)가 물속에 잠긴다.
“농사만 짓고 사는 사람이 집과 보상금만 있으면 뭐할거야, 농사를 져야지. 그런데 이사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농사지을 땅이 근처에 없으니 갑갑해. 그렇다고 보상가를 더 주는 것도 아냐. 국가사업이라지만….” 노인은 말하고선 ‘휴’ 한숨을 내뱉었다.
저수지와 맞붙은 논 1만㎡(대략)을 매년 농어촌공사와 임대계약을 맺고 20여년간 농사를 지어오던 안병분(59)씨도 근심이 이만저만 하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영농손실보상’ 규정에 따라 얼마간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자에게 걱정을 풀어놓던 안씨는 “홀로 생활하는 형편에도 그나마 다행”이라며 마음을 놓았다. 어느 농가는 재배지 일부가 저수지 사업에 포함되며 “반쪽 땅을 갖고 어떻게 농사짓냐”며 농어촌공사가 모두 수용해줄 것을 원했다. 하지만 자투리땅이나 경작에 큰 손실이 미치는 형편이 아닌 이상은 국가가 필요없이 수용하긴 어려운 처지. 농어촌공사는 경작에 별다른 문제를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충건(농어촌공사) 차장은 “이곳 일대가 물부족으로 때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라고 말했다. “모내기 후에는 담수율이 30% 이상 떨어지기도 한다. 2년 전인가는 겨울가뭄이 심해 70% 담수율에서 영농을 시작했다. 물을 빼지 못하는 기본담수율이 30%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당시 못자리물 대기도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 차장은 이번 공사로 “농업용수 공급 문제가 깨끗이 해소되고, 담수량이 배가되면서 더불어 생태계도 풍성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