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량동 가는 길. 굴다리 지나자 왼편으로 나무들이 즐비하다. 천안시 산림조합(조합장 오종석)이 운영하는 ‘365일 나무시장’이다. 완연한 봄, 기지개를 켠 나무들이 저마다 일광욕을 하며 몸에 생기를 덧입힌다. 2000평의 숲길은 자신을 사갈 주인을 설레이며 기다린다.
1998년부터 본격화한 천안산림조합의 나무시장은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종석 조합장대에 이르러선 이곳의 널찍한 부지도 얻어 상설 나무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남들이야 다들 어렵다지만, 사람 나름이다. 전국의 양묘장을 돌며 조금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질좋은 나무를 구하려는 ‘정직한’ 노력이 천안산림조합을 살찌우는 열쇠다.
“옥천이고 어디고 안가는데 없습니다. 경쟁이죠. 그만큼 좋은 눈썰미와 가격협상, 꼼꼼한 노하우와 전문적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전국에서 최고 나무시장을 갖겠다는 의지가 신뢰를 쌓고 있다.
올해 나무시장도 피크기가 다가왔다. 이미 15일부터 본격적인 개장을 통해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한식(식목일)을 끼고 4월15일까지가 일년 중 대목이다. 이 때문에 직원 전체가 나무시장에 매달려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는 조경자재관을 추가 설치해 놨습니다. 나무를 가꾸는데 필요한 장비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춰 더욱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모종삽에서 전지가위, 톱, 영양분에 이르기까지 웬만큼 필요한 자재들이 진열돼 있다.
올해 나무값 많이 올랐네
올해 문제는 뭐니뭐니 해도 ‘가격’이다. 호두나 감 등 동해를 입은 나무는 고사하고, 많은 품종들이 지난해보다 50%가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제자리가격을 받는 나무가 몇 품종 안된다. “좋은 나무 구하는 건 접어두더라도 나무를 사는 것 자체도 어렵다.
그래도 전통을 만들어가는 나무시장은 항상 일반시중가보다 2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물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산림경영지도원들이 배치돼 나무심는 요령을 지도해주고 있다. 초보들도 조금만 귀기울여 설명을 듣는다면 별 어려울 게 없다.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나무사진, 나무특성 등이 자세히 기재돼 있는 팻말을 나무마다 설치해 이곳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참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나무시장엔 유실수로 매실 외 30종, 조경수로 주목 외 302종, 화목류로 영산홍 외 40종의 나무가 판매되고 있다. 일반사람들이 구할 수 있는 나무는 거의 구축돼 있는 것이다.
오종석 조합장은 올해 조경자재관 외 한가지를 더 업그레이드했다. 산림조합 2층을 교육장소로 이용하겠다는 것. 그곳에선 나무에 대한 다양한 강좌를 무료로 열어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교육기회를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 깜짝 이벤트도 열린다. 산림조합은 조합원들에게 매실나무 두 그루씩 나눠줄 생각이다. 또한 산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이 조합원에 가입한 기념으로도 매실나무 두 그루씩 공급할 예정이다.
문의: 041)551-7085
<김학수 기자>
시청 ‘나무헌수창고’ 운영
헌수목, 수종과 크기 관계 없어
‘세계 산림의 해’인 올해, 효율적인 나무심기사업은 없을까.
천안시가 500만 그루 나무심기사업을 위해 ‘나무 헌수창고’ 운영과 ‘내나무 갖기운동’을 펼친다. 독지가들로부터 나무를 기증받아 공원, 녹지, 공한지에 식재하는 등 푸른천안만들기 사업을 본격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헌수목은 수종과 크기에 관계 없다. 조경수로서 가치가 있는 모든 나무가 대상이다.
곧바로 식재가 불가능할 경우 시가 직영하는 성환양묘장(신가리 소재)과 업성동 녹지자원수급센터에 가식 후 이식시기와 장소에 맞도록 기증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헌수목에는 기증자의 이름을 표기하는 ‘헌수목 표찰’을 달아준다. 표찰은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또한 ‘내나무 갖기운동’도 전개한다. 결혼이나 생일, 졸업, 취업 등 개인의 삶에 뜻깊은 날 기념나무를 갖는 것이다. 일반시민들은 이를 통해 추억과 기쁨을 간직하고, 천안사랑을 실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무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자연학습효과도 만점이다.
문의: 시청 공원산림과(521-5526)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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