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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설날 토끼해 출발 '부지런하고 성실한 해'

풍성·왕성·번창의 상징… 천안에 토끼마을지명 ‘입장면 토산리’가 유일

등록일 2011년02월08일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신묘(辛卯)년 토끼해 첫날은 2011년 2월3일, 구정에서 시작한다. 요즘이야 편한대로 양력을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연원은 음력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12지신에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토끼’는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을까.

‘풍성함’을 상징하는 토끼

십이지의 4번째(묘·卯)에 해당하는 토끼는 음력으로 2월로 농사를 시작하는 달을 의미한다. 묘시(卯時)는 시간으로 오전 5시부터 7시 사이로, 농부들이 들판으로 일하러 가는 때이다. 성실함과 부지런해야 할 때에 해당하는 ‘토끼 묘(卯)’는 풍성함, 왕성함, 번창함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혜를 상징하는 토끼는 우리네 삶 속에서 친근하다. 재치있는 산토끼, 온순한 집토끼, 달에서 방아찧는 옥토끼, 엽기적인 토끼 마시마로까지. ‘산토끼 토끼야~’나 ‘토끼야 토끼야 산속의 토끼야~’ 등 어릴 적 동요를 통해 본 토끼는 순박하고 착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문화재청에서 말하는 12지의 묘는 어떻게 풀이할까.

옛이야기나 민화 등에서 토끼는 약하고 선하며 영특한 동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옛사람들은 달을 바라보며 계수나무 아래에서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의 모습을 그리며, 이상세계(理想世界)를 꿈꾸어 왔다. 토끼는 장수의 상징이며, 계수나무 아래서 약방아를 찧고 있는 달의 정령이다.

토끼는 언제나 자신이 만든 행로로 다니는 치밀함을 가졌으면서도, 앞으로만 급하게 전진하려는 단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토끼같은 사람이 사업하면 좋지만, 순조롭지 못할 때엔 폭삭 망한다는 해석도 낳는다. 대인관계에선 위·아래를 분명히 하고 이론적으로도 앞뒤를 맞춰 질서정연하게 대화를 나눈다. 타인에게 뚜렷한 이론을 펼치나 현실과 거리가 먼 얘기를 쉽게 현실과 결속시키려는 무모함을 저지르기도 한다.

토끼는 원숭이의 궁둥이를 싫어한다. 자신의 눈 색깔과 같기 때문이다. 이것이 묘신원진(卯申怨嗔)이 된 이유이다. 돼지코와 양의 코를 반반씩 닮은 것이 토끼의 코. 성격면에서도 돼지의 우묵함과 양 뿔의 건방진 자존심을 가지고 있다.

토끼지명 ‘전국에 157개’ 

<충남도내 ‘토끼’와 관련된 지명>

 

공주시/ 신풍면 토끼울골, 장기면 토끼자리마을, 신풍면 토동마을
금산군/ 금산읍 토끼들
논산시/ 은진면 작은토끼재, 채운면 작은토끼재마을, 은진면 토끼재마을
당진군/ 당진읍 토골마을
부여군/ 초촌면 망월산
서산시/ 지곡면 토끼목마을, 부석면 토끼섬, 대산읍 토끼섬, 대산읍 토끼염
천안시/ 입장면 토산마을
청양군/ 정산면 토끼옥골, 목면 토끼울골, 대치면 토끼울골
태안군/ 남면 토끼섬, 안면읍 토끼섬

국토지리정보원(원장 임성안)에 따르면 우리나라 154만여 지명 중에서 토끼와 관련된 지명은 157개다. 지난해 ‘호랑이’와 관련된 지명 389개와 비교하면 40% 남짓.

지명의 한자에 토끼 토(兎)자가 들어있는 지명은 39개, 토끼 묘(卯)자가 들어가 있는 지명이 6개, 지명에는 토끼를 의미하는 글자가 없으나 지명과 관련한 유래에 토끼가 들어간 지명이 32개다.

시·도군별로는 전남이 38개로 제일 많고 다음으로 경남 28개, 충남 19개, 경북 17개 순이다. 종류별로는 마을명칭이 74개, 계곡명칭이 24개, 섬명칭이 19개, 산명칭이 14개 등이다.

천안과 아산지역에서 토끼지명은 통틀어 천안 입장면에 있는 ‘토산리’(지금은 가산리로 병합) 뿐이다.

천안·아산 유일 토끼지명마을 ‘톨미’

하늘에서 내려다본 천안 입장면 토산리 마을 1999년 발행한 ‘천안의 땅이름이야기’는 천안지역 읍면동별 지명에 대해 간략히 풀어놓고 있다. 천안의 오세창·이원표 선생이 조사한 이 자료는 ‘조선지지자료(1902년)’를 근거로 하고, 일부 개별풀이로 살점을 붙여놨다.

천안 유일의 ‘토끼지명’이 들어가 있는 ‘가산리(可山里)’를 찾아보면 「직산군 삼동면 지역으로,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토산리·가좌동이 병합해 가산리의 가자와 토산리의 산자를 따서 가산리라 하여 입장면 가산리가 되었다」고 풀이해놓고 있다.

토끼는 톨미라고 부르는 토산리에서 유래한다. 향토사학자인 백승명씨는 ‘토산리’에 대해 “톨미의 차음이 토산(土山)”이라는 것을 설명했다. 톨미를 ‘토끼의 꼬리’로 해석할 수 있는데 대해서는 “산줄기가 냇가와 만나는 곳을 ‘미’라 한다”며 “토산리는 동그랗게 돌아서 내려온, 토끼 궁둥이처럼 생긴 형태”라고 전했다.

실제 그곳 마을은 토끼와 연관돼 있다는데 별 관심이 없는 듯. 김용삼(50) 이장은 “뒷산이 토끼모양을 닮았다는데, 꼭 그렇다 하기도 뭐하다”고 말했다. 토끼해를 맞이했어도 마을은 특별한 행사를 갖지도, 외지인들의 방문과 문의도 없었다.

한편 가산리의 주변 지명들은 범상치 않다. ‘땅이름이야기’에 따르면 동쪽마을 가재울(가좌동)은 가재가 많았다고 하고, 승적골은 불여우가 많이 살았다고 한다. 소나무가 무성했다 해서 작수벌이란 지명도 있고, 임금의 묘로 사용하려 했다는 능골도 있다. 도깨비가 많아 신아궁이란 지명도 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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