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목천읍 소사리 끄트머리 산골짜기에 자리잡은 차령농산.
15년 여를 ‘상황버섯’ 재배에 매달려온 이건배(53) 대표가 올해 초 중국나들이를 감행했다. 무슨 바람이 불었을까. 다들 의아해하는 가운데, 며칠 지난 후 돌아온 이씨의 얼굴은 밝아져 있었다.
“중국 길림성과 흑룡강성쪽 두 군데서 사업을 하게 됐습니다. 주된 것은 상황주를 판매하는 것으로, 그곳에 직접 공장을 지어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더 나아가 원료가 되는 상황버섯 재배까지 확장할 생각입니다.”
이씨는 그들과 체결한 양해각서를 증거물로 보여줬다.
양해각서 체결 장면.
1차 2000만원 상당 상황주 중국판매 준비
이건배 대표는 지난해 ‘상황버섯 재배 15년’의 삶을 품평하고 반환점에 와있음을 밝힌 바 있다. 성실 하나 믿고 갖은 시행착오와 낙심 끝에 결국 상황버섯 재배를 성공시켰다.
“이것이 끝인가 하고 생각하면, 이제 출발선상에 선 사람 같다”며 바짝 긴장의 끝을 놓치 않았다. 그래서 손을 댄 것이 ‘민속상황주’였다. 제조기술을 익히고, 설비를 끝낸 후 상품을 등록하고 상표까지 부착된 완성된 제품을 시음하면서 “바로 기다렸던 맛”이라며 좋아한 지 1년 여.
그러나 아무리 맛좋은 술도 유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을때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가 맞은 현실이었다. 상황주에 이어 상황막걸리까지 개발한 그는 쌍용동에 직영음식점을 내고 상황막걸리 중심의 판매를 시작했다. 일단 막걸리가 요즘 대세이고, 아파트 상가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마음은 저만치 앞서 있는데, 현실과는 괴리감이 크더군요. 자꾸 한계에 부딪치고, 복잡한 문제가 발생하는 거예요. 뜻이 있으면 길이 난다더니, 쉽지 않더군요.”
한동안 시름하던 그에게 토끼띠는 뭔가 그와의 궁합이 맞나 보았다. ‘부지런함과 성실’이 토끼가 가진 특성이듯, 이씨 또한 그렇게 살아온 생 아닌가.
상황버섯과 상황주가 중국에 진출하는 것도 기대가 큰데, 직영음식점까지 영양가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는 친구들이 직영점 운영을 맡게 됐습니다. 인맥도 넓고 수완도 있으니, 잘 해나가리라 봅니다. 제가 직접 해야 했던 일들이 분업화되면서 훨씬 나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군요.”
동업친구들은 천안에 직영점을 하나 더 두는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정작 상황주·상황막걸리 판매의 승부를 서울에 두고 있다. 구 별로 하나씩 체인점을 두고 서울을 잠식하겠다는 발상이다.
그렇게라도 된다면 천안 관내에서 만든 ‘흥에겨워’가 서울 시내에 깃발을 꽂을 일이다.
천안을 대표하는 천안삼거리 민요가락에 착안해 ‘흥에겨워’로 정했다는 이 대표. 상황이 2%나 들어간 상황주와 상황막걸리에 대해 이미 여러 지인들로부터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과연 서울을 공략하고 나아가 중국에 뿌리내릴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
조만간 중국에 1차 2000만원 상당의 상황주가 판매를 위해 넘어간다.
“꼭 성공해 내겠습니다. 천안농민의 자존심과 긍지를 걸고 천안의 상황버섯과 민속주 상황주(상황막걸리)를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성공시킬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