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추모공원이 개장 후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
그간 홍성이나 수원, 대전 근방으로 화장장을 이용해온 주민들의 불편은 말할 수도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시설 좋고, 거리 가깝고, 가격 저렴한 천안추모공원이 높은 이용률을 보이는 것은 당연. 하지만 한가지 문제점은 머리를 긁적이게 하고 있다.
추모공원 운영이 순조로운 가운데, 장례식장은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해 적자예상폭은 3·4억
천안추모공원 장례식장은 빈소 3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예상되는 1년 적자폭은 3·4억원대. 추모공원관리사업소는 ‘타지역도 처음 2·3년간을 지나서야 흑자로 돌아섰던 전례에 비춰 천안시도 그렇게 내다보고 있다’며 별다른 문제라고 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의원들은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심각한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장기수 의원은 가까운 시내에도 장례식장이 많고, 병원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들도 있는 상황에서 지리적으로 먼 추모공원의 장례식장이 활성화될 수 있느냐는 것에 강한 불신을 갖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장례식장 운영이 어려울 거라고 보는 장 의원은 운영주체인 해당 원덕리주민협의체(대표 이중하)와 천안시간 관계설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하기도 했다. 추모공원 주변마을 주민들의 수익사업으로 직접 운영되는 상황에서 잘 안될 경우 천안시가 언제까지 적자분을 해결해줄 수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미 천안시는 혐오시설도 아닌 추모공원 유치에 해당 광덕면민에게 200억원을 지원했고, 타지역에서 그렇게 광범위한 지원사례가 없다. 지원해주고 안주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행정에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실제 장례식장은 지난해 8월 초순 화장장 개장과 함께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용건수가 22건에 불과하다.
당초 천안시는 매년 3억원씩 5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하지만 적자폭이 예상보다 크자 인건비라도 보장해달라며 추가지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김기봉 추모공원관리사업소장은 “인건비 보전차원에서 별도책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장 의원은 “그래서 5년, 10년이 가도 적자를 면치 못하면 어떻게 할 건가”며 행정이 민원에 의해 끊임없이 밀리고 양보해서 될 일이 아님을 주장했다.
장 의원은 추모공원의 장례식장이 활성화되기가 쉽지 않는 구조라며 흑자경영이 어렵다고 보았다. 게다가 천안시가 적정성을 검토한 게 아니라 해당 마을에서 협의하고 제안한 사업으로 시가 책임져줄 일이 아니라는 점, 경영이 안될 경우 적자분에 대해 끊임없이 지원해줄 것을 요구할 때 시가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데 초점을 뒀다.
주민생활지원국장은 부락에서의 요구사안이지 시에서 방침이 세워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런 전제하에 검토하겠다”는 말로 일단락지었다.
시중가의 절반가격대로 승부
주민협의체도 장례식장 운영이 생각보다 안 되자 25명의 풀인건비에서 5명을 줄였다. 이들의 평균임금은 130만원. 장례없을땐 농사일도 하면서, 장례식장 운영과 화장장 및 봉안시설로 찾아오는 사람들을 상대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다행인 건 운영 초기 하루평균 100명이 식당을 이용하던 것이, 지금은 130명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2·3년이면 흑자로 전환될 거라는 이남동 관리팀장도 걱정하는 바가 없지 않다.
장례식장 운영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거리문제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장례식장에 왔다 술이라도 한잔 하게 되면 대리비가 2·3만원이 든다. 외지손님들이 많을 경우엔 위치 찾기 등 교통편이 안좋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서는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게다가 목 좋은 시내권에 12개의 장례식장이 있는 것도 불리하다. 후발주자로써, 이미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장례식장들과 경쟁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은 것. 또한 병원의 경우 자체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어 병원환자 사망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도 경쟁력에서 밀리는 이유다.
그래도 커다란 장점이 있다. 화장장을 옆에 두고 있다는 점과, 장례식장 이용가격이 일반 장례식장 가격의 절반수준이라는 점. 보통 일반 장례식장에서 2000만원의 비용이 들때 추모공원장례식장은 1000만원에 해결된다. 이는 천안시가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려는 것도 있고, 추모공원장례식장의 여러 불편함을 가격경쟁력에서 상쇄시키려는 의도도 갖고 있는 것.
이남동 관리팀장은 “가격이 절반수준으로 훨씬 저렴하다는 점과, 친절하다는 것 등이 입소문이 나면 충분한 경쟁력으로 환원될 것”임을 자신했다.
시는 여러 방면으로 추모공원 장례식장을 홍보하며, 빠른 시일 내에 제 궤도에 올라서길 바라고 있다. 천안시에 있어 장례식장이 과연 애물단지가 될지 효자노릇을 할지는 두고볼 일이다.
<김학수 기자>
천안이용객이 85%
화장·봉안 하루평균 25건 처리
이남동 관리팀장이 견학온 사람들에게 추모공원 시설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10년 8월5일 개장한 천안 추모공원이 연말까지 화장 2296구, 봉안 1333구를 처리한 것으로 천안시는 집계했다. 하루평균 25건을 처리했으며, 이에 따른 수수료도 7억7000만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천안시 관내 이용자가 전체의 85%(3095건)로, 그동안 홍성 등 타지역 시설을 이용하며 불편을 겪었던 지역주민들에게 시간을 절약하고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운영이 활발해진데 대해서는 지난 12월8일 보건복지부가 시행하는 ‘e-하늘프로그램’을 통해 인터넷 사전예약이 전국 동시에 실시되면서다. 생장인 경우 5일전, 개장은 15일전 예약이 가능해지면서 예약상황을 수시로 파악, 이용객의 편의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시는 인터넷 예약 실시 이후 관외 예약이용자도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선진화장시설 및 운영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천안추모공원은 개장 이후 벤치마킹하려는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방문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추모공원관리사업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흥시, 용인시, 광주광역시를 비롯한 전국 150여 곳에서 견학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
천안추모공원은 2007년 3월에 공사를 착공, 총사업비 641억원을 들여 광덕면 원덕리 일원 17만2651㎡에 건축연면적 2만604㎡ 규모로, 최첨단 화장시설(화장로 8기)과 봉안시설(3만1800구), 장례식장(빈소3실) 등을 갖추고 있다.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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