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는 중간보고회 한달만인 14일 천안시 식품산업 중장기 발전계획 최종용역보고회를 가졌다.
보고내용은 지난 중간보고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주요쟁점은 천안시가 600억원대의 투자·지원으로 식품산업발전을 위한 기반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로컬푸드지원센터 설립, 친환경학교급식 확대, 세계웰빙식품엑스포 추진, 세계민족음식공원 설립, 증류주 공동숙성사업, 소규모식품제조업 활성화, 특산식품연구개발, 식품산업단지 조성이 필요한 것으로 밝혔다. 식품산업단지나 세계웰빙식품엑스포 개최는 중간보고회 자료에는 없던 내용이다.
식품산업 중장기계획에 대해 용역기관은 8개사업을 제시했지만, 참여한 자문위원들은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냐며 대체로 우려를 보였다.
현재 실정으로는 지역의 생산자조직이 100개 넘는 개별학교에 농산물 배송이 불가능하다. 또한 다양한 식재료를 공급할 수 있는 급식업체도 없고, 높은 위생기준을 충족하는 급식전용시설도 미흡하다. 이런 상황에서 로컬푸드지원센터는 학교·기업급식, 지역소매점, 외식업소의 물류센터 기능을 수행하고, 지역특산물 직판장과 전시관 역할로 지역에서 생산된 가공식품의 유통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순천농협의 경우 1800농가에서 68개 품목의 식재료를 17대의 배송차량으로 135개 학교에 배송, 연 7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수발주 정보시스템을 통해 친환경농산물 및 가공식품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있는 것.
용역을 맡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천안의 로컬푸드지원센터 조성에 대해 ‘다양한 농수축산물 확보가 용이한 천안농산물도매시장을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고, 도매시장 활용을 높이기 위해 도매시장의 거래체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계웰빙식품엑스포 개최가 왜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울진군’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율진군은 2003년 친환경농업이 전체면적의 3.2%밖에 안됐지만, 2004년 엑스포 개최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해 2008년 21%로 올라섰다. 전국평균치는 2003년 2.1%에서 2008년 9.9%로 오른 것과는 두배넘는 성장을 해온 셈이다.
식품엑스포와 함께 경제연구원이 내세운 것은 ‘세계민족음식공원 설립’이다. 삼거리공원에 설립했을 경우 반경 10㎞ 내에 50만명이 거주하는, 연간 7000억원 규모의 외식시장이 형성될 수 있으며 1번국도를 통과하는 차량도 1일평균 2만대로, 5% 유치시 1000명이 방문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외 ‘증류주 공동숙성사업’은 포도와 배의 생산과잉에 의한 가격폭락을 방지할 수 있다는데 착안, 천안시 과수농가들의 경영 안정화에 큰 보탬이 될 거라는 분석이다. 또한 농가단위 소규모 식품제조업도 활성화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다양한 가공식품을 확보해 풍부한 식문화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도 내놓았다. 이를 위해 농가단위 가공식품 제조지원조례도 제정하고, 농가 가공식품 창업보육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식품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특산식품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연구개발의 상설체계를 위해서는 농업기술센터 중심의 실용화 기술개발과 연구인력 확충, 전문가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번에 새롭게 제기한 ‘식품산업단지 조성’건은 지리적으로 유리한 입지조건을 바탕으로 식품산업에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 이미 천안 관내에는 신송식품, 원할머니보쌈, 해태제과, 남양유업, 삼육식품, 한국야쿠르트 등 중견식품업체의 생산공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원종문 남서울대교수는 “로컬푸드지원센터 등의 시설은 공공기관이 아닌 기업이 설립·운영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용역은 외지식품산업 유치 등을 언급하는데 있어 오히려 이런 부분을 연구·제시해줬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농산물 수급조절도 로컬푸드지원센터가 아닌 천안농산물도매시장에서 해야 하는 것으로 “육·가공도 둬서 천안뿐 아니라 인근지역과 수도권까지 제공할 수 있는 형태로 가는 것이 낫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성호 충남농업테크노파크연구원은 급식에 있어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냐는데 의문점을 던졌다. 그는 타지역을 예로들어 “친환경쌀을 납품하다 결국 물량이 부족해 다른지역에서 예측치보다 비싸게 사맞춘 적”이 있었음을 밝혔다. 식자재 공급이 과연 관내에서 안정적으로 수급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며 “지역농산물을 계약재배하는데 있어 농가에 인센티브 등 지원책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또 정혜경 순천향대교수는 “예로 세계민족음식공원사업만 해도 8개사업 전체비용인 600억원을 다 써도 못할 것”이라며 8개사업안중 비슷한 사업들을 연계해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성무용 시장은 “농업의 활성화 측면에서 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농가들도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며 “자꾸 관에 도와달라 하는데, 기업도 복지도 도와줘야 하고…, 천안시가 산타클로스가 아니다. 농업은 농업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자구책을 찾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종보고회는 식품산업의 중장기계획이니만큼 앞으로도 계속 업그레이드해서 발전방향을 잡아가겠다”고 말했다.
<김학수 기자>